조선의 혼이 가장 뜨겁게 타올랐던 곳, 경북 봉화가 다시 깃발을 들었다. 임진왜란의 포연 속에서 활과 도끼로 나라를 지킨 600여명의 봉화의병이 남긴 피의 역사가 433년 만에 다시 불려나왔다. 그들의 희생을 기리는 '봉화600의총'을 국가 현충시설로 지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봉화가 임진란 의병사의 중심지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30일 오전 봉화문화원에서는 '봉화600의총 현충시설 지정 추진회 출범식'이 열렸다. 봉화임란의병유족회와 (사)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 지역 기관단체 관계자,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국가가 봉화의 충의를 예우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
◆"봉화는 임진란 의병사의 중심지였다"
이날 추진회 회장으로 류한성 (사)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장이, 부회장으로 홍순벽 부회장이 선출됐다. 류 회장은 "봉화는 임진란 의병사에서 결코 주변이 아닌 중심이었다"며 "임진란 관련 학술대회를 30여 차례 개최했는데, 그중 11번을 봉화에서 진행했다는 사실이 봉화의 역사적 위상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원의 만인의총, 금산의 700의총이 이미 현충시설로 지정된 만큼 봉화600의총 역시 마땅히 국가의 예우를 받아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봉화의 충의정신, 이제는 국가가 응답해야"
임진왜란 당시 봉화의 의병대는 소천전투에서 첫날 매복 기습으로 대승을 거뒀지만, 3일 뒤 3천600명의 일본군이 신무기로 보복을 감행하면서 끝내 결사항전했다. 활과 도끼로 싸운 의병 600명은 모두 산화했으나, 그들의 희생은 봉화의 정신이자 조선의 마지막 자존이었다.
임춘빈 봉화임란의병유족회장은 "현재 충렬사에서 초라하게 향화만 올리는 현실은 의병들의 충절에 대한 모독"이라며 "봉화600의총의 현충시설 지정은 지역의 명예이자 국가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역사적 책무"라고 호소했다.
홍순벽 부회장도 "봉화600의총은 조선의 마지막 혼이자 봉화의 자존심"이라며 "이곳을 역사학습장과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해 군민의 자부심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군민의 힘으로 다시 세우는 충의의 깃발
추진회는 향후 군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정부에 현충시설 지정 청원을 공식 제출할 계획이다. 또 봉화600의총 부지를 역사체험·문화행사·군민 여가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구상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주민은 "봉화는 임진왜란 의병사의 심장"이라며 "600의총은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봉화의 정체성과 나라사랑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433년 전, 봉화의 들녘에서 타올랐던 충의의 불꽃이 다시 봉화문화원에서 피어올랐다. 그날의 함성이 이제 '현충시설 지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워질 때, 봉화는 조선의 충절을 계승한 자부의 땅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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