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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석탑의 정수,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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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년 완공된 고려 초기 대표 석탑… 독자 양식으로 조형 기준 제시

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 200-3에 있는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예천군 제공
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 200-3에 있는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예천군 제공

경북 예천군은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고 31일 밝혔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건립 시기와 배경이 명확히 밝혀진 고려 초기 석탑 중 하나다. 1010년 고려 현종 때 건립을 시작해 이듬해인 1011년 낙성된 것으로,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주요 부재의 유실 없이 온전히 보존돼 문화유산으로서 높은 완전성을 지닌다.

이 석탑은 상·하 2층 기단과 4단 옥개받침(받침석) 등 통일신라 석탑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고 고려시대 특유의 독자적 석탑 양식을 창출했다. 이에 석탑은 고려시대 석탑 조형의 기준을 제시한 표지적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상층기단 갑석(덮개돌) 하부와 면석에 새겨진 190자 명문에는 석탑의 건립 시기와 배경, 주체가 명확히 기록돼 있다. 또 '광군(光軍)'과 '향도(香徒)' 등 다양한 계층의 참여가 확인돼 당시 사회 구조와 군제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1차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면석에는 십이지상(十二支像), 팔부중상(八部衆像),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 등 섬세한 조각이 새겨져 있다. 금강봉을 든 형상과 노반석까지 이어지는 안상(眼象) 표현은 예술적 완결성을 높이며, 고려 석탑 조각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석탑의 원위치와 기초 구성도 명확히 확인됐다. 정밀 과학조사에서는 석탑을 구성하는 29개 부재 모두가 역질 사암(礫質砂岩)으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돼 문화유산의 진정성 역시 입증됐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국보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 지정 예고는 예천군민 모두의 자랑이자, 예천이 간직해 온 천년 역사와 정신이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뜻깊은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존·관리에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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