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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자외교·자유무역 중요성 확인한 경주 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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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일 폐막한다. 21개 회원국과 초청국의 정상들, 글로벌 기업 CEO들은 최종고위관리회의,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 CEO 서밋, 정상회의를 통해 자유무역과 다자주의(多者主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아울러 APEC 정상회의 주간은 관세 협상을 타결한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국가 간 현안(懸案)을 해결하는 중요한 외교 무대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제1세션 개회사에서 "우리 모두는 국제 질서가 격변하는 중대한 변곡점(變曲點) 위에 서 있다"며 "협력과 연대만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끄는 확실한 해답"이라고 했다. 또 "협력과 연대, 상호 신뢰의 효능을 증명한 APEC 정신이 이곳 경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국제 질서가 격변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정신을 역설(力說)한 것이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다자무역·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경주 APEC의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이다. 각국 정상들은 불확실한 국제 질서 속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물적·인적, 제도적 교류를 통한 연결성 강화를 추구하고, 디지털 혁신을 촉진해 공동 번영(繁榮)을 이끌어 내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1천7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은 인공지능(AI) 격동과 공급망 불안의 현실을 확인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는 정상들과 CEO들이 경제·안보 환경의 격변(激變)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어떻게 APEC의 비전(연대·개방·자유무역)을 달성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건설적인 행사였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우리 정부와 국내 4개 기업(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투입기로 한 점도 성과였다.

APEC 주간에 한미, 한일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됐고, 1일 한중 정상회담도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천500억달러 대미(對美) 투자 문제를 큰 틀에서 합의했다. 지난 30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선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서로를 "중요한 이웃"이라고 평가하면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두 정상은 셔틀 외교 복원 의지도 재확인했다. 11년 만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도 중국의 일방주의로 악화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호혜성(互惠性) 원칙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경주 APEC은 한국 경제와 K문화를 만방(萬方)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자동차·철강·AI 산업의 경쟁력과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들은 물론 취재진들에게 각인시켰다. '천년 고도(千年古都) 경주'를 세계에 알린 것도 큰 성과물이다. 한미 정상회담이 경주박물관에서 개최됐고, 찬란한 천년 역사를 담은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도 열렸다.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고 안내·통역을 맡은 자원봉사자들의 시민 정신도 눈부셨다.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도시,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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