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보다 더 어려운 것은 '유지'다. 섭취를 줄이면 몸은 에너지 소비를 낮추고 식욕을 끌어올리며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 한다. 실제 해외 대규모 추적 연구들에 따르면 감량된 체중의 절반 이상이 2년 안에, 80% 이상이 5년 내 되돌아온다. 요요는 실패가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방어 반응에 가깝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답은 단순하다. 목표는 '크고 빠르게'가 아니라 '적당하고 지속 가능하게'다. 체중 관리는 칼로리를 계산하는 기술이 아니라, 생활 루틴을 바꾸는 설계에 가깝다. 매 끼니 단백질을 25~30g 먼저 챙기고, 탄수화물은 평소의 80%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과 섭취량은 안정된다. 운동 역시 주 5일 고강도보다, 출퇴근 걷기, 계단 오르기처럼 일상 속 활동을 꾸준히 쌓는 편이 훨씬 오래간다.
수면은 체중 관리의 숨은 핵심이다.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 자기 전 조도 낮추기, 전자기기 사용 줄이기 같은 기본 수면 습관은 식욕 호르몬의 균형을 바로잡아 폭식과 야식을 줄이는 데 결정적이다.
평일 리듬이 자주 무너지는 직장인이라면 '퇴근 후 10분 걷기'처럼 작고 고정된 행동 하나를 정해두는 것이 좋다. 아침 양치 후 체중을 재고 물 한 컵을 마시는 간단한 루틴, 매주 같은 요일·같은 시간 기록하는 체중과 허리둘레, 주 1회 외식 횟수 설정 같은 작은 자동화가 "망했으면 포기"라는 극단적 사고를 막는다. 핵심은 노력보다 구조, 의지보다 자동화다.
약물 치료는 루틴을 대신해 주는 마법이 아니라, 루틴을 유지하도록 돕는 '지지대'로 이해해야 한다.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와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는 체중과 대사를 의미 있게 낮추며 치료의 선택지를 넓혔다. 특히 마운자로는 비만을 동반한 성인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무호흡·저호흡 지수와 체중을 함께 개선한 대규모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국내 적응증도 확대됐다. 두 약물은 병용하지 않으며, 반드시 전문의 판단에 따라 개별적으로 선택한다.
위고비는 최근 청소년(만 12~17세) 비만까지 국내 허가가 확대되었지만, 보호자와 의료진이 체중 조건, 동반질환, 생활치료 이행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오를 수 있기에, 시작할 때부터 수면·식사·활동을 포함한 생활 루틴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요요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체중은 '빼는 기술'보다 '지키는 구조'에 좌우된다. 칼로리보다 생활 패턴을 먼저 다듬고, 필요할 때 약물·검사·상담을 지지대로 활용하되, 중심은 언제나 반복 가능한 작은 습관에 둬야 한다. 개인의 위험도와 동반질환, 환경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계획이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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