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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경주APEC] 경북도, APEC 유산 활용 '세계 경주 포럼'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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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역사·문화·지속가능 발전 논의… 경주, 세계 문화 거버넌스 중심 도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서 연설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APEC 정상회의의 가장 큰 특징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자발적 협력(voluntary cooperation)과 만장일치(consensus)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져야 의제 채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사결정에서부터 '협력체'라는 그 특성이 잘 반영이 돼있다.

이 같은 만장일치 방식은 1천500년 전에도 있었다. 바로 APEC 정상회의가 열린 서라벌(경주의 신라시대 지명)에서 말이다. 신라의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구인 '화백회의'는 만장일치제를 채택한 귀족 대표회의다. 삼국시대 고구려(제가회의), 백제(정사암회의), 신라(화백회의) 모두 비슷한 형태의 회의가 존재했다.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경주에서 다시 부활한 회의·합의의 전통이 내년부터 정례 행사로도 이어진다. 경상북도는 APEC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내년 가을 '세계 경주포럼' 첫 행사를 개최하고 향후 경주포럼을 글로벌 문화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4일 밝혔다. 경북도는 이미 APEC 정상회의 개최 전부터 포스트 APEC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경주포럼을 '한국판 다보스포럼'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온 바 있다.

1981년부터 매년 1~2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정치·경제 유력 인사들이 모여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2000년부터는 경제 외에도 정치·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현안도 다루고 있다. 전 지구적 현안을 논의하는 만큼 참가 규모나 파급 효과 또한 매우 크다.

도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높아진 K문화의 위상 등을 고려해 역사·문화 분야·인문학 등을 다루는 포럼을 내년에 개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의 이후 채택된 '경주선언'에서 최초로 문화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산업으로 전략 육성하겠다는 데 회원국 모두가 동의한 만큼 경주포럼 활성화 등 제반 여건은 충분한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가을 창립총회 개최를 목표로 유수의 세계 석학들을 초청해 역사문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등을 논의한다. 또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 극대화 방안 등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세계문화유산 복원에도 경주포럼이 나서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경주포럼 개최 이후 동방경제포럼, 세계유산 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글로벌 민간기구와의 연계나 세계역사문화 협력 거버넌스 구상도 계획하고 있다.

도는 이 같은 내용을 포스트 APEC 사업에 반영해줄 것을 정부와 국회 등에 요청하는 등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역사문화 등과 연계한 한국의 대표 글로벌 거버넌스로 '세계 경주포럼'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면서 "스위스 다보스가 경제전문 국제 포럼 도시라면, 앞으로 경주는 문화와 관광에 전문성을 가진 포럼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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