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한국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건립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망 구축은 어떻게 할까.
관련 업계에서는 차세대 AI 칩 '블랙웰'의 소비전력은 칩당 약 1.4㎾로 추정한다. 이 칩 26만 개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전체 소요 전력은 0.6~0.8GW에 달한다. 냉각장치 등 부대설비에 필요한 전력을 포함하면 초대형 원전 1기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2038년 데이터센터용 전기 수요가 2024년보다 1.8GW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전력수급 계획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GPU가 잡아먹을 전기와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 등 미국 빅테크들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1.8GW 추가 생산만으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도 정부의 신규 원전 부지를 선정하는 절차는 중단됐고, 지난 2023년 4월 종료된 고리원전 2호기의 계속 운전 결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대형원전에 대한 계속운전 논의는 2015년 월성 1호기 이후 10년 만이다. 대형원전의 설계수명은 30년 또는 40년으로, 한국의 경우 계속운전 승인이 이뤄지면 10년씩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특히 고리 2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는 앞으로 노후원전 수명 연장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고리 2호기를 포함해 2029년까지 고리 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3·4호기 등 대형원전 10기의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경북지역의 월성1호기는 지난 2012년 설계수명 만료 후 원안위 승인을 받아 2015년 계속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며 소송전까지 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6월 한수원이 돌연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를 결정을 했다.
월성원전 2·3·4호기는 각각 1997년, 1998년, 1999년에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설계수명에 따라 운영 허가기간은 월성 2호기(2026년 11월), 월성 3호기(2027년 12월), 월성 4호기(2029년 2월)의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월성원전 2·3·4호기 계속운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 공람, 공청회 등의 절차를 거쳐 원안위에 자료를 제출했다.
설계 수명을 다한 원전의 계속운전이 미뤄지는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법적·제도적 절차의 복잡성 때문이다. 계속운전을 위해서는 ▷안전성 평가(PSR)
▷환경영향평가 ▷주민 의견 수렴 ▷원안위 심의·의결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이같은 절차의 장기화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계속운전 심사는 통상 2~3년 이상 걸린다. 노후 원전은 부품 노후화, 설계기준 미충족 부분 등에 대한 보완자료 요구와 재심사가 반복되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이 과정이 서로 병행되지 않고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전체 일정이 늘어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이후 원전에 대한 안전 기준이 대폭 강화된 것도 늦어지는 이유의 중 하나다. 내진 설계, 비상전원 확보, 수소폭발 방지 시스템 등 추가 안전설비 설치가 요구되면서 설비 보강 공사와 안전성 검토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정책적 불확실성과 사회적 논란도 계속 운전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원전 정책 방향이 바뀌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탈원전 기조' 속에서 계속운전 심사가 지연됐고, 윤석열 정부 들어 '원전 정상화'를 내걸었지만 절차적 독립성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주민 수용성 문제도 걸림돌이다. 원전 인근 지역 주민들이 안전성, 지역 지원 문제 등을 제기하며 공청회나 협의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심사 절차를 효율화해 공백 기간 없이 10년간 계속운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안전법 개정을 통해 계속운전 기간을 20년 이내에서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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