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이 잠정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한숨 돌린 경제계가 환율 급등이란 암초에 부딪혔다. '셀 코리아'(국내 증시 순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환율 리스크가 겹치면서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한 단계 더 상승하며 장중 1,470원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465.7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미국 고용 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2.3원 내린 1,461.0원에서 시작해 1,459.2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오전 내내 강한 상승세를 탔다. 오후에는 잠시 1,47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 장중 고가(1,487.6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약 4천280억원을 순매도한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환율 상승으로 단기적인 실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원자재 수입 부담과 가격 경쟁력 저하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환율 상승을 포함한 통상 환경 불안정으로 내년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에 비해 0.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협 측은 "기업들의 최대 현안이었던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통상 불확실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는 환율을 두고 엇갈린 엇갈린 전망이 나오면서 외환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너무 많은 요인이 (환율에) 작용하고 있다"며 "안개가 걷히기 전까지 방향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견을 전제로 "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때는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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