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 후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관 처우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박스 깔고 모포 한 장 덮고 자는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성공 개최 자화자찬(自畵自讚) 뒤 감춰져 있던 열악한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숙박과 식사 등 기본 복지조차 보장받지 못해 사실상 '노숙 수준'이었다는 경찰관들의 불만과 하소연도 쏟아진다.
실제로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공개한 사진들엔 경찰관들이 바닥에 박스를 깔거나 덮고 영화관 스크린 앞 무대 여기저기에 누워 쪽잠을 자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익명(匿名) 게시판 '블라인드'에도 '소비기한이 지난 간식을 받았다' '도시락을 받지 못해 사비로 식사를 해결했다' '제시간에 식사를 하지 못해 점심을 오후 6시에 먹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직협은 12일과 14일 국회 앞에서 이러한 열악한 환경과 모습이 담긴 사진전을 가진다.
당시 경주에만 하루 최대 1만8천600여 명의 경력(警力)이 투입되다 보니 모든 경찰관에게 제대로 된 숙식을 제공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순 있다. 경찰청도 객실 1만 개를 확보하고 담요 1만여 개를 보급하는 등 노력했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밖으로 드러나는 이벤트와 행사에만 열을 올리고 뒤에서 궂은일을 하는 경찰관에 대한 처우는 등한시(等閑視)했다는 비판을 면할 순 없다.
중요한 대규모 국제행사의 성공 개최를 위해 현장에 투입돼 고된 일도 해야 하는 건 경찰의 임무다. 마찬가지로 숙박과 식사 등 최소한의 기본적인 복지를 제공하는 건 정부의 의무이고 임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겐 금관(金冠)과 무궁화대훈장까지 주면서 손님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고생하는 경찰에겐 담요나 주고 박스까지 사용하게 한 것은 직무 유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당시 현장 경찰 처우 실태를 면밀히 조사·감사해 사실 여부를 규명하고 책임자 등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에 앞서 경찰청장의 책임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부터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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