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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산어촌의 '좋은 답', 2025 농림어업총조사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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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선 동북지방통계청장

송영선 동북지방통계청장
송영선 동북지방통계청장

149시간! 이는 3월 22일 시작돼 경북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의 주불 진화가 완료되기까지 걸린 긴 사투의 시간이었다. 역대 단일 산불로는 최악의 피해를 낸 산불로써 피해면적은 9만9천289㏊로 축구장 13만9천30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기관장으로서 지역의 표본 대상처 농어가를 위로하고 피해 상황 점검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생활의 터전과 생계 수단인 어선까지 타버린 상황에서도 피해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농어민들의 삶의 자세가 오늘을 견디는 징검다리가 됨을 알았다. 재난을 이겨내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지와 지자체의 노력, 국민과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 덕분에 지난봄 대형 산불로 입은 피해를 딛고 힘겹게 다시 수확의 가을을 맞았다.

하지만 길어진 가을장마가 또다시 시련을 안겨주었다. 지역의 대표 과일인 사과는 착색불량으로 상품성이 하락하고 벼는 논이 질어 수확 작업이 어렵고 쓰러진 벼에서는 수발아와 병해도 확산되는 등 다양한 농업 현장에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우리의 농림어업 현장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유례없는 기상이변은 이제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됐고, 폭염과 가뭄, 예측 불가능한 폭우는 한 해의 수고를 한순간에 앗아간다. 애써 키운 농작물은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든 가격 폭락에 시름하고, 어족 자원의 변화와 수온 상승은 어업인들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는 농산어촌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하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처럼 복잡하고 중대한 현실의 해법을 찾기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 통계조사 '2025 농림어업총조사'가 20일 그 막을 열었다. 이 조사는 단순히 숫자를 세는 작업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미래 10년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설계도'를 그리는 일이다.

이번 농림어업총조사는 기후변화, 영농기술 발달 및 인구 구조변화 등 농산어촌 환경 변화 및 부처 정책 수요를 반영해 조사항목을 신규로 만들고 개선했다. 또한 지역조사를 통해 의료시설, 복지시설 및 판매서비스시설 등 농촌의 '삶의 질'과 직결된 생활 편의 시설까지 꼼꼼히 살펴 정책 소외 지역이 없도록 농산어촌의 사회 구조 변화를 세밀하게 조사한다.

하지만 농어촌의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사생활 보호 의식 강화에 따른 방문거부 및 응답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농림어업의 부가가치 감소 등으로 관심도 낮다. 그래서 효율적인 조사와 바쁜 농림어업인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응답하실 수 있도록 12월 10일까지 PC와 모바일을 이용한 인터넷 조사를 우선 시작한다.

이번 2025 농림어업총조사의 슬로건은 '대한민국에 당신의 답을 들려주세요. 당신의 답이 농산어촌의 좋은 답이 됩니다'이다. 여러분의 솔직하고 정확한 응답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 농산어촌의 경쟁력을 높이고,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살기 좋은 터전을 만드는 '좋은 답'이 된다. 지속 가능한 농림어업, 활력 넘치는 농산어촌을 위한 이 중요한 통계조사에 농림어업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중한 목소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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