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를 겪었던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지역 기업에 대한 투자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창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분기별 벤처 투자실적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벤처 투자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4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4조원을 넘어서며 벤처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벤처 투자액은 지난 2021년 4분기 5조692억원을 끝으로 최저 1조9천억원에서 최대 3조9천억원 사이에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해 왔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벤처 투자 규모 40조원 달성 및 '벤처 4대강국 도약' 전략을 마련하면서 벤처 투자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여전히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벤처투자종합포털 집계를 보면 대구의 올해 3분기 누적 벤처 투자액은 615억원으로 전체 합계의 1%에 그쳤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투자액 합계는 3조3천828억원으로 71%의 투자가 수도권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 벤처 투자액은 2021년 628억원, 2022년 590억원, 2023년 956억원, 지난해 998억원으로 1천억원에 근접했으나 올해는 역성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역 벤처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3분기 이전에 투자 유치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는데, 올해는 잠잠한 상태"라며 "초기창 기업은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더라도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생존 확률이 극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 역시 수도권 쏠림현상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벤처투자시장 현황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모태펀드도 지난 2005년 출범 이후 2024년 8월까지 정부 출자금 9조9천억원 포함 총 34조3척억원을 투자했으나, 이 가운데 비수도권에 집행된 투자는 총 1조1천억원으로 전체의 3.2%에 불과했다.
지역 기업인들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수도권에 사무소를 두거나 수시로 오가며 IR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 소재 한 IT기업 대표는 "벤처캐피털과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서울을 다녀온다. 본사를 대구에 두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은 타지역에서 하는 셈"이라고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민간 투자자의 수도권 선호가 시장원리에 부합할 수는 있으나, 정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에 맞춰 전략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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