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발걸음이 빠르다. 프로야구 비시즌 각 구단이 전력을 재정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삼성의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데 이어 최형우까지 잡았다. 이젠 강민호를 눌러 앉힐 차례다.
삼성은 3일 자유계약 선수(FA)가 된 최형우와 동행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에서 데뷔한 최형우는 2016시즌 FA 자격을 얻어 KIA 타이거즈로 건너갔다. 이번에 세 번째 FA가 되면서 친정으로 돌아왔다. 9년 만의 복귀다. 계약 규모는 2년 최대 총액 26억원.
KIA가 제시한 조건은 삼성만 못했다는 후문.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비중을 늘렸거나 1+1년 계약을 제안했을 수 있다. 사실 42살이란 나이는 부담이 될 만한 요소. 반면 삼성은 과감히 움직였다. KIA에 건네야 할 보상금(올해 연봉의 150%)까지 총 41억원을 투입했다.
과도한 투자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삼성은 최형우가 기대에 걸맞는 성적을 낼 거라고 생각했다. 올 시즌 활약(타율 0.307, 24홈런, 86타점)도 리그 정상급. 여전히 빠른 공 대처 능력이 좋다는 평가다. 타점 생산 능력, 리더십 등도 두루 고려했다.
앞서 삼성은 외국인 선수 구성도 마쳤다. 에이스인 아리엘 후라도, 4번 타자인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했다. 또 헤르손 가라비토 대신 맷 매닝을 영입했다. 불펜으로 활용할 일본 투수 미야지 유라를 잡아 아시아쿼터도 채웠다. 둘 모두 빠른 공을 던지는 오른손 투수다.
어려운 숙제를 잇따라 풀었다. 다음은 내부 단속에 나설 차례. 삼성에서 FA로 풀린 선수는 베테랑 포수 강민호, 불펜 투수 김태훈과 이승현 등 셋이다. 이변이 없는 한 김태훈과 이승현은 삼성과 다시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만 감독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문제는 불혹에 접어든 강민호. 삼성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장승현, 트레이드로 박세혁을 수혈했다. 강민호가 떠날 때를 대비한 것이란 말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은 고개를 젓는다. 강민호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삼성 측 얘기다.
강민호는 여전히 삼성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포수다. 수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그를 넘어설 후배가 아직 없다. 외부에서 온 자원 중 박세혁은 이름값이 있는 포수지만 한창 좋았을 때와 지금은 차이가 적잖다. 삼성이 강민호를 잡으려는 이유다.
삼성 쪽에선 강민호에게 좀 기다려 달라고 한 상황. 외국인 선수 구성, 최형우 영입 등 힘든 숙제를 해결했다. 이제 강민호 순서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4일 "팬들이 최형우를 반겨주시니 감사하고 다행스럽다"며 "내부 FA들은 모두 우리 식구다. 함께 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삼성이 한걸음 더 나아갈 수도 있다. FA 시장엔 아직 불펜 자원이 여럿이다. 다만 내부 단속이 먼저라는 게 이 단장의 생각. 강민호와 재계약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예상이다. 강민호가 삼성과 생애 네 번째 FA 계약을 맺고, 함께 우승에 도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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