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가 본격화된 지금 대구는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이름부터 바꾸는 데 있다. 대구는 본래 '큰 고을'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로, 2023년 7월 1일 군위군이 대구광역시에 편입되면서 동구와 군위군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였다. 그러나 '대구동구군위군'이라는 어정쩡한 이름은 지역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담아내지 못한다.
대구의 관문이자 영남의 영산인 팔공산을 품은 동구는 역사와 문화의 상징성을 살려 '팔공구'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팔공산은 신라와 고려 시대 국가적 제사의 중심지이자 고려 건국의 역사적 현장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는 개명은 주민 자긍심을 높이고 대구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현재 대구의 구명은 대부분 동·서·남·북이라는 방위 개념에 따라 붙여져 있으며 이는 1968년 구제도 시행 당시 행정편의에 따라 획일적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서울과 다른 광역시에서도 중구·동구는 6곳, 서구·남구는 5곳, 북구는 4곳에서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획일적 명칭은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담아내지 못하고 도시 브랜드 경쟁력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북구는 금호강을 품은 '금호구'로 바뀌는 것을 제안한다. 금호강은 세종실록에도 기록된 대구의 젖줄로, 역사와 경제를 연결하는 상징적 자산이다. 서구는 '비산구'로 바뀌어야 한다. '비산(飛山)'은 '날아오르는 산'을 뜻하며, 산업 기반을 넘어 미래로 도약하는 지역의 이미지를 담는다.
중구는 대구의 옛 이름을 되살려 '달구벌구'로 개명하면 어떨까. 신라·고려 시대 영남의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였던 달구벌은 대구의 뿌리와 정체성을 상징한다. 중구가 '달구벌구'로 개명되면 도시의 역사적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다. 남구는 '대명구'가 적당할 것이다. '대명(大明)'은 '큰 밝음'을 의미하며, 교육·문화·주거 기능이 집약된 대명동을 중심으로 밝은 미래를 상징한다. 남구가 '대명구'로 개명되면 생활문화 중심지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해질 것이다.
이미 수성구·달서구·달성군은 역사적 지명을 반영해 정체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나머지 구들도 본래의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는 이름으로 바뀌어야 하며, 변화의 첫걸음은 대구의 관문이자 중심인 동구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도시 브랜딩을 위해 행정구역 명칭을 바꾼 사례는 많다. 인천은 남구를 '미추홀구'로 바꾼 데 이어 내년에는 중구·동구·서구도 영종구·제물포구·검단구 등으로 개편된다. 경북도 호미곶면·주왕산면·대가야읍·삼국유사면 등으로 개명해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처럼 도시 정체성을 반영한 명칭 변경은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대구 역시 '팔공구·금호구·달구벌구·비산구·대명구'라는 이름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고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이는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대구가 지방시대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특히 동구는 팔공산을 품은 관문도시로서 새로운 이름과 정체성을 통해 대구의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중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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