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문화의 전통이 깊게 뿌리내린 선비의 고장 경북 영주시에 '유리천장'을 깬 여성 리더들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공직사회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지역 행정이 새로운 시대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는 증거다.
영주시 전체 사무관은 남성 43명, 여성 17명으로 여성 간부 비율은 28%에 불과해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 숫자 너머에서 변화를 실체로 만들어가고 있다. 여성 리더들이 '보조적 역할'이 아닌, 정책 결정과 행정 운영의 중심 주체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현재 영주시에는 본청 사무관 30명 중 9명이 여성이다. 이윤희 토지정보과장, 현수진 건강증진과장, 박영화 감염병관리과장, 정경숙 아동청소년과장, 임정옥 공원관리과장, 권명옥 새마을봉사과장, 김호정 선비인재양성과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조용하지만 꼼꼼한 행정, 그리고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누구보다도 빠른 실행력을 보여 줘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읍·면·동장 19명 중 7명이 여성이다. 안순기 가흥1동장, 박미선 하망동장, 손현숙 평은면장, 김금주 휴천1동장, 류정희 영주2동장, 이지원 영주1동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민의 생활 속 불편을 하나하나 해결하며 '현장형 행정'을 실천해 오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에는 강매영 유통지원과장이 크게 활약하고 있다. 크지 않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추진력과 책임감, 그리고 농업·유통 현장을 정확히 꿰뚫는 전문성은 지역 농업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이다.
이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차별과 구조적 한계를 넘어 자신의 자리까지 올라선 '유리천장 파괴자'들이다.
영주시 여성 리더들의 공통된 강점은 공감, 소통, 현장 중심, 그리고 실행력이다. 지시보다 설득, 명령보다 협력에 가까운 여성 특유의 상호작용적 리더십이 조직 전반의 분위기까지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여성 리더십은 단순한 성별의 문제를 넘어 행정의 질을 바꾸는 중요한 변수"라며 "여성 특유의 상호작용적 리더십이 조직에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여성에 대한 인식 전환과 경력 개발, 승진 구조의 공정성 확보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시작된 이 조용한 혁명이 지역 행정의 미래를 어디까지 바꿔 놓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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