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미국 관세가 아닌 가까운 곳에서 이미 시작됐습니다."
10일 대구상공회의소 21세기대구경제포럼 연사로 나선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국 경제의 어려움은 트럼프 관세보다 이미 오래전부터 심화된 중국의 추격과 산업 구조 약화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오래 전부터 중국이 기술·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며 한국이 맡아온 중간재·부품 공급 역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면서 "과잉 투자·생산으로 글로벌 시장이 포화되면서 한국 주력산업 생태계가 흔들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관세 충격은 오히려 한국에 산업 전환 필요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내년 글로벌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재정 악화에 따른 국채 시장 불안정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그는 "각국 정부가 확장 재정을 지속하면서 부채가 크게 누적됐다. 선진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120%에 육박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국가도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경기침체 시 재정 대응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은 지속되겠지만 일부 업종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 업체는 수익이 높지만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적은 미흡하다. 닷컴 버블과 비교하면 실제 사용자가 많다는 면에서 실물에 더 가까운 투자"라며 "현재 투자는 일부 업종, 기업에 한정돼 있으며 전통 제조업은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금리와 환율의 경우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공종하고 있어 중장기 방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환율 역시 달러 강세 요인이 혼재하지만 점진적인 약세가 나타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다만 일본의 금리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트럼프 관세정책의 향방은 물가와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의 흐름과 정치적 지형 변화가 가장 큰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면서 아울러 관세정책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실질적으로 축소될 순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시욱 원장은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격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AI 기반 기술 활용과 비가격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대구경제포럼 = 1995년 대구상공회의소가 시작한 지역의 대표적인 조찬 포럼으로 지역기업에 고급 경제․경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주요기업 CEO와 기관 · 단체장, 대학 교수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금복문화재단(이사장 김동구)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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