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모텔서 숨진 학생' 낙인"…'창원 중학생 살인' 유족 호소

경남 창원에서 중학생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크게 다치게 한 뒤 숨진 20대 남성 A씨. KBS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모텔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중학교 2학년 피해 학생의 부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아들의 명예 회복을 요청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 A씨는 12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제보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이달 3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 40분즘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경찰이 보호자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한다. 알려줘도 되냐"는 전화를 받은 직후, 경찰로부터 "아들이 크게 다쳐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병원으로 급히 이동했지만, 아들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당시 경황이 없어 경찰로부터 사건 경위를 들은 뒤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아들이 끔찍한 방법으로 살해당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사건 이후 아들에게 '모텔에서 숨진 학생'이라는 낙인이 씌워졌다"며 "아들의 억울함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시키고 싶어 제보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피의자인 20대 남성 표 모 씨는 오후 2시 43분쯤 모텔 근처 마트에서 술과 흉기를 구매한 뒤, 오후 4시 25분 여중생 2명과 함께 모텔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오후 4시 33분쯤 A씨의 아들인 B군과 또 다른 남학생이 모텔에 도착했다.

약 30분 뒤, 여중생 2명이 각각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고, 경찰은 오후 5시 11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이 객실 문을 두드리자 표 씨는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고, 이 과정에서 사망했다.

모텔 인근 식당 CCTV에는 여중생 4명이 모텔 앞에 있다가 표 씨가 이 중 2명을 데리고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어 여중생 1명이 모텔에서 나와 전화를 걸었고, 그 전화를 받고 B군을 포함해 남학생 2명이 모텔로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객실 내에서는 흉기 난동이 벌어졌고, 객실에 있던 학생 4명 중 피해 학생을 포함한 2명이 숨졌으며 1명이 중상을 입었다.

A씨는 경찰과 생존 여학생의 진술을 토대로, 표 씨가 학생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흉기로 위협해 신고를 할 수 없도록 휴대전화를 창틀에 올려놓게 했다고 전했다. 이후 학생들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침대에 엎드리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표 씨는 마트에서 구매한 흉기 외에도 또 다른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자해를 하면서 학생들을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군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다른 학생이 여학생들과 탈출을 시도했으나 객실 내부 중문이 열리지 않아 도망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중문 인근에서는 다량의 혈흔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표 씨는 미성년자였던 2016년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해 소년보호처분을 받았고, 2019년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바 있다. 올해 6월 출소한 이후, 오픈채팅방을 통해 여중생에게 접근했다.

검찰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법원에 청구하며, 일탈적 성적 환상 가능성과 정서적 불안정 등을 이유로 재범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보호관찰만으로 교정 효과가 가능하다고 보고 부착 명령을 기각했다.

A씨는 "표 씨가 전자발찌만 차고 있었어도 여학생들이 표 씨를 다시 만나러 갈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표 씨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속였다. 아이들은 모두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서는 '모텔'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만 부각돼 마치 학생들이 비행 청소년이라는 등의 왜곡된 말이 떠돌고 있다"며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아들의 장례식장에는 전교생이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할 정도로 아들은 성실한 학생이었다"며 "아들은 이 세상에 없지만, 아들에 대한 오해만은 꼭 풀고 싶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