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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염색공단 위기, 돌파구는 있나] 염색산단 이전 논의 지지부진…"업종 제한 해제가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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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 일대 상공에서 바라 본 염색산업공단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서구 일대 상공에서 바라 본 염색산업공단 모습. 매일신문DB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가 국내 섬유산업의 구조적인 쇠퇴로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돌파구 모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군위군 이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입주 기업들은 업종 제한 해제를 통한 유인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업종 제한은 산업 다각화와 신기술 유입을 가로막았고, 생산량 감소로 설비 투자와 환경 개선도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여기에 노후된 기반 시설로 인한 환경 문제까지 겹치면서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 유례없는 장기 불황

염색산단은 지역 섬유산업의 핵심 기반이었지만 국내 전후방 산업이 무너지면서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공장 가동 필수요소인 증기 공급을 보면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다. 대구염색산업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105만9천t으로 전년 동기(117만8천t) 대비 10.2% 줄었다. 10년 전인 2015년(180만7천t)과 비교하면 41.4% 급감했다.

폐수 발생량도 현저히 줄었다. 10월 기준 공동폐수1처리장 유입량은 1천282만m³로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5% 감소했다. 공동폐수2처리장의 경우 유입량이 52.1% 급감했다. 이에 공단은 1·2 폐수처리장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업 물량 감소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채산성도 악화되는 추세다. 입주 업체 127곳 가운데 5곳은 미가동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염색산단 한 입주 업체 대표는 "체감 경기는 최악이라는 말이 부족하다.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일감이 회복되지 않고 장기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어 근심이 크다"고 했다.

공단 측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염색공단 관계자는 "현재 입주업체의 경영난이 매우 심각하다. 환율 상승에 따른 불안정성도 크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연탄 구입을 달러화로 수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환전수수료 절약 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군위 첨단산업단지 및 신공항 위치. 대구시는 첨단산업단지 내에 첨단섬유복합지구를 지정, 염색공단을 이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일신문DB
군위 첨단산업단지 및 신공항 위치. 대구시는 첨단산업단지 내에 첨단섬유복합지구를 지정, 염색공단을 이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일신문DB

◆ 표류하는 이전 논의

대구시는 도심 속 노후산단 운영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 계획을 제시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시는 군위 제1첨단산단 내 33만여㎡(10만평) 규모의 첨단섬유복합지구를 마련해 염색산단 이전을 추진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소형모듈원전(SMR), 무방류 시스템 도입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MR 상용화 시점이 불분명하고 막대한 이전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반대 여론이 팽배하다. 실제 공단이 자체적으로 이전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전에 반대하는 기업의 비중이 90%에 육박했다.

특히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이 지연될 처지에 놓이면서 군위첨단산단과 맞물린 염색산단 이전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대구시 행정감사에서도 이전 지연 가능성이 언급됐다. 김재용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위원장이 당초 시가 제시한 2030년까지 염색산단 이전이 가능한지 질의했다. 이에 박기환 대구시 경제국장은 "신공항 지연은 물론 군위군1첨단산업단지 조성을 맡고 있는 도시개발공사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아 준공시기가 2년 정도 늦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서구 비산동 상공에서 바라본 대구염색산업단지 일대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서구 비산동 상공에서 바라본 대구염색산업단지 일대 모습. 매일신문DB

◆ 전용공단 해제 돌파구되나

염색산단 입주기업들은 전용공단 해제를 통해 유인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염색 업종으로 한정된 입주조건을 완화해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업종 다변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전용공단 해제는 올해 7월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박광렬 이사장의 공약 사항으로 입주기업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고 신중한 입장이다.

타지역 사례를 보면 부산 신평·장림일반산업단지 내 염색단지 업종을 완화한 바 있다. 대구 염색공단 관계자는 "부산의 경우 염색업종 부지 면적의 20% 가량을 다른 업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허용해 산단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도 해당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업종 해제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박광렬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은 "산단 이전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사업이고, 환경 문제로 인한 민원도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선택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은 업종제한을 완화하는 것"이라며 "염색산단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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