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광역권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성격의 특별보조금 도입을 추진한다. 규제·금융·인재·재정을 묶은 '성장 5종 세트'를 앞세워 기업의 대규모 지역 투자를 유도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지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주요 업무추진 계획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산업부는 ▷지역중심 경제성장 ▷첨단제조 인공지능(AI) 대전환 ▷국익 극대화 신통상 전략을 3대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핵심은 '지역중심 경제성장'이다. 산업부는 내년 2월까지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를 아우르는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을 선정하고, 여기에 성장 5종 세트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방향을 제시한 데 이어, 산업부가 구체적인 실행 구상을 공개한 것이다.
성장 5종 세트의 중심에는 특별보조금이 있다. 산업부는 미국 IRA를 벤치마킹해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초광역 전략산업에 대한 기업 투자에 직접적인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 IRA 지원금 수준에 준하는 기업 투자 지원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보조금 규모, 지급 요건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규제와 인재 지원도 병행한다. 권역별 규제 프리존을 확대해 미래차 도심주행 등 규제 특례를 적용하고, 경북대 등 9개 지역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전략산업 인재 공급 체계를 강화한다.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는 투자액의 40% 이상을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에 배정한다. 2조원 규모의 전용 연구개발(R&D) 프로그램 신설도 검토 대상이다. 무역보험 한도 확대와 보험료 할인도 추진한다.
초광역 전략과 연계해 권역을 넘는 메가 권역 산업 육성도 속도를 낸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는 경북 구미와 부산·전남 광주를 잇는 구조로 조성된다. 특히 구미는 반도체 소재·부품 분야에 강점을 갖춘 지역적 특성에 맞춰 이 분야 생산 허브로 집중 육성한다. 여기에 포항과 새만금·청주·울산 등 영남·충청·호남을 잇는 배터리 트라이앵글도 내년 하반기에 구축한다.
대구는 AI 기반 로봇 산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키운다. 협업작업과 물류운반 등 AI 로봇 개발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2030년까지 지역거점 AX 혁신기술 R&D 사업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주요 축이다.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 내년 중 RE100 시범단지 선정과 착공에 나선다. 상반기에 특별법을 제정하고 입지를 정한 뒤 하반기에 시범단지를 확정한다. RE100 산업단지에는 최고 수준의 세제·재정 인센티브와 함께 교육·주거 여건을 갖춰 기업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산업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AI 대전환을 위해서는 1천여 산·학·연이 참여하는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제조와 AI 융합을 확대한다. 올해까지 102개를 보급한 AI 팩토리는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린다. 대기업과 협력사가 공동 활용하는 '대중소 협력 AI 선도모델' 15개를 구축하고, 13개 AI 전환 실증 산업단지도 조성한다.
반도체는 '국내 첨단공장, 해외 양산기지' 전략 아래 수요산업과 연계한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국가 1호 상생 파운드리를 구축해 국내 팹리스 규모를 10배로 키운다. 영국 Arm과 공동으로 'Arm 스쿨'을 운영해 2030년까지 반도체 설계 인력 1천400명을 양성한다.
자동차 분야에는 내년 743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알고리즘, 차량용 반도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미래차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전기차 충전기는 내년 7만1천기를 추가 보급하고, 전기차 전환지원금은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조선업은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실증과 암모니아 등 차세대 동력체계 기술 확보에 나선다. 조선 협력업체 전용 수출공급망 보증을 신설하고, 철강-조선, 조선-해운 상생 협의회도 내년 1분기에 출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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