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먹는 하마가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18일 경북도와 구미시가 쏘아 올린 '1.3GW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 계획은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26년 이후, 구미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AI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핵심 '두뇌 기지'로 부상하게 된다.
수십조 원대로 추산되는 천문학적 투자 규모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상륙은 지역 경제 지도를 통째로 바꿀 전망이다.
◆껍데기만 4.5조…핵심은 'H100' 등 고가 장비 투자
이번 협약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투자 규모의 '질(Quality)'이다. 통상적인 발표 수치인 1단계 인프라 비용 4조5천억원은 빙산의 일각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와 달리 고성능 연산을 위한 고가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가 필수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H100 등) 가격과 서버 구축 비용을 고려했을 때, 1MW당 설비 투자비가 수백억 원을 호가한다고 분석한다.
이를 1단계 용량인 300MW에 대입하면, 장비 구축에만 십수조 원이 투입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프라 비용과 합치면 1단계에서만 약 20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만약 계획대로 3단계(1.3GW)까지 완공된다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불어난다. 이는 구미 국가산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왜 구미인가?…글로벌 빅테크가 주목한 이유
그렇다면 왜 서울이나 판교가 아닌 구미일까. 답은 '전력'과 '부지'에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수도권은 이미 전력 공급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신규 데이터센터 허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구미하이테크밸리(5산단)는 넓은 부지를 즉시 확보할 수 있고, 인근 변전소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고압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낙동강의 풍부한 용수 역시 열을 식혀야 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이런 이점 때문에 현재 퀀텀일레븐 컨소시엄은 미국의 최상위권 빅테크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검색엔진, 소셜미디어 플랫폼, 생성형 AI 모델을 운영하는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구미를 아시아 거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 1번지' 구미, AI 옷 입고 체질 개선
이번 프로젝트는 구미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미는 반도체(SK실트론), 방산(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첨단 제조 기반이 탄탄하다. 여기에 초대형 AI 인프라가 더해지면 제조 공정의 AI 전환(AX·AI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 및 유지보수, AI R&D(연구개발)를 위한 고급 인력 상주 효과도 기대된다. 구미시는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 기능을 넘어, 관련 기업을 유치해 '구미 AI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가 가진 탄탄한 제조 인프라에 글로벌 수준의 AI 컴퓨팅 파워가 더해진다면, 구미는 명실상부한 'K-AI'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2026년 착공과 이후 운영 과정에서 지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확보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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