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주요 지역에 조성된 한강공원 잔디밭과 체육시설은 서울 시민이 탁 트인 한강 풍경을 바라보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각 지역에 위치한 한강공원은 서로 보행로로 이어져 '한강 벨트'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강동구 중간에서 한강 벨트가 사실상 끊긴다는 점이다. 구리암사대교 인근(B구역)부터는 한강변은커녕 차가 가득한 올림픽대로변으로만 걸을 수 있다.
대로변을 걸어도 좋다. 한강만 보이면 그나마 걸을 만할 테지만 이곳에선 강물조차 보기 힘들다. 한강변 주위로 자란 나무와 돼지단풍풀, 가시박넝쿨 같은 생태교란종이 뒤덮여 있어서다. 깨끗하게 정비하고 공원과 잔디밭으로 만들면 된다. 그럴 수 없다. 이곳 대부분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이기 때문이다.
난 이 문제를 해결하려 2022년 생태경관보전지역 해제를 시의회 테이블에 올린 바 있다. 바로 좌초됐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의견 때문이었다. 그는 "이곳엔 삵과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이 산다. 규제를 없애면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강동구청은 현실적인 해법으로 '강동한강그린웨이' 사업을 내놨다. 한강이 보일만한 곳에 데크를 마련해 생태경관보전지역을 돌아서 가는 '한강변 우회 산책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비 3억5천만원이 2026년 강동구청 본예산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지난달 강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더불어민주당 쪽의 반대 때문이었다. 삵과 맹꽁이를 이유로 댔다면 이해라도 했겠지만 그들의 반대 사유는 참 흥미로웠다. "6개월 뒤 서울시장이나 강동구청장이 민주당으로 바뀔지도 모르니" "내가 시의원이 되면 하겠다" 였다.
우리 지역민의 바람은 "다른 당에 치적을 쌓아주기 싫다"는 정치적 계산 앞에서 또다시 미뤄졌다. 한강을 코앞에 두고도 누리지 못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주민의 삶보다 정치적 유불리가 우선인 결정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일까. 한강은 오늘도 흐르는데 강동구 한강 벨트는 허리가 잘린 채 '정치질' 속에 갇혀 있다.
김혜지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의원
*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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