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대형 산불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불이 나자 의성군 전체가 숨을 죽였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이번 산불은 군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악몽을 다시 끄집어냈고 행정과 주민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의성군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15분쯤 의성읍 팔성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군은 즉각 전 직원 동원령을 내렸다. 간부 공무원부터 현장 지원 인력까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와 주민 대피, 교통 통제, 상황 전파에 나섰다. 군청 사무실은 순식간에 비상상황실로 바뀌었고 직원들은 밤낮없이 현장과 상황실을 오가며 대응에 매달렸다.
의성군이 이처럼 초동부터 총력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지난해 3월 22일 안평·안계 산불의 기억이 있다. 당시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며 진화가 장기화됐고 불길이 번질 때마다 주민들은 대피와 복귀를 반복해야 했다. 이번에도 강풍 속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또 지난해처럼 안평과 안계 산불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지역 전반에 퍼졌다.
실제로 이번 산불은 초속 7m 가량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질 조짐을 보였다. 불길이 능선을 넘어 확산될 경우 인접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의성군은 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등 7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어 오후 4시 10분 산불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의성읍 오로리·비봉리·팔성리 주민 300여 명을 의성실내체육관과 각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성군은 의성읍 오로리·비봉리와 사곡면 오상리 일대에 소방차를 전진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했다. 또 의성교육지원청 앞 국도 28호선을 차단하고 금성면 방면 차량을 사곡면 오상리 방향으로 우회시키는 등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병행했다.
산불로 의성읍 남쪽 하늘이 해를 가릴 만큼 시커먼 연기로 뒤덮이자 주민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의성읍 오로리에서 양봉업을 하는 임상훈(66) 씨는 "의성읍에 나왔다가 팔성리 쪽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며"불길이 집까지 번질까 밤새 가슴을 졸였다"고 말했다.
객지에 나가 있는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안부 전화도 빗발쳤다.
의성읍 주민들은 "멀리 사는 자녀가 혹시라도 지난해 안평·안계 산불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질까 걱정하며 전화를 많이 해 왔다"고 입을 모았다.
다행히 이번 산불은 진화 당국의 빠른 대응과 이후 기상 여건 변화가 맞물리며 확산이 차단됐지만 의성군이 느낀 긴장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의성군은 산불이 잦아든 이후에도 당분간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재발화 여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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