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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유변] 지역의사제, 그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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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리앤의원 원장)
이진우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리앤의원 원장)

지난달 2일 지역의사제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지역의사제는 지역 간 의료인력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료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 중인 제도다. 의과대학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해 학비 등을 지원하고 졸업 후 특정 지역에서 일정기간(10년) 의무복무하도록 강제하거나, 기존 전문의 중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5~10년) 종사하기로 국가, 지자체 및 의료기관과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료 균형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사실 지역의료의 붕괴는 어제오늘 갑자기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1998년 7월, 김대중 정부에서 환자의 의료 접근성 및 선택권 향상을 위해 의료보험 진료권 제도를 폐지하면서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문제다. 이후 KTX와 SRT의 개통으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되면서 지역의료 붕괴는 더욱 가속화됐으며, 지금도 SRT 수서역 3번 출구에는 병원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을 언제나 볼 수 있다.

지역의료가 붕괴를 넘어 소멸을 향해 치달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연 지역의사제가 위기의 대한민국 의료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될 것인가?

해답은 바로 우리와 비슷한 의료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은 지역별 의사 쏠림 현상을 해결하고자 2008년부터 우리의 지역의사제와 비슷한 의대 지역 특별 전형(지역틀) 제도를 도입하여 지금까지 활용하고 있다.

2022년까지의 지역틀 제도의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일본의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의 전문의 수는 지난 15년간 거의 제자리 걸음이었으며, 일본에서도 인기과인 성형외과와 재활의학과의 전문의 수는 50% 이상 증가했음이 밝혀졌다. 또한,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로의 의사들의 쏠림 현상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지역틀 제도 위반 시 위약금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이탈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지역틀 제도를 18년 동안이나 시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초 자치단체 중 의원급 의료기관이 하나도 없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세상에 완벽한 정책은 없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미완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 아쉽다 못해 절망스러울 따름이다.

지금 우리의 지역의료를 살리는 데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역의사가 아니다. 더 많은 지역환자가 필요하다. 내 지역의 의료기관을 신뢰하고 기꺼이 치료를 맡길 수 있는 환자가 필요하다. 다만 우리의 대통령도 지난 선거운동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를 치료하기 위해 소방헬기로 서울대병원을 찾았던 것처럼, 보다 나은 곳에서 보다 나은 치료를 받고자 하는 절박한 마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같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는 지역의사를 강제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사제에 소모되는 소중한 자원을 지역 의료기관에 보다 공격적이고 과감하게 투자해 환자가 스스로 지역 의료기관을 찾아올 수 있도록 지역 의료환경을 조성하여야 옳을 것이다. 결코 지역의사의 존재만으로는 지역환자를 늘리지 못하며 지역의료를 살릴 수 없다. 지역의료를 믿고 찾는 지역환자가 늘어나야 비로소 지역의료진 또한 늘어날 수 있다.

2026년도 통영국제음악제의 개막공연이 지난달 30일 예매 시작과 함께 매진됐다고 한다. 과감한 투자와 훌륭한 연주자 초청으로 전국에서 음악애호가들이 몰려드는 세계적인 음악축제로 명성을 얻은 통영국제음악제처럼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훌륭한 의료진의 초빙으로 우리의 지역 의료기관이 누구나 진료받고 싶어 하는 병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어떠한가?

이진우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리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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