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구가 산업 인프라와 연구 역량, 인공지능(AI) 기반 확장성까지 두루 갖춘 '최적지'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비수도권 최대 치과산업 집적지이자 의료·AI 융합 기반을 동시에 갖춘 대구는 연구개발부터 사업화, 임상, 인재 양성까지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국립치의학연구원은 대구에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수도권 최대 치과산업 집적지
대구는 현재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치과산업 기반을 갖춘 도시로 꼽힌다. 통계청 광업·제조업 통계(2023년 기준)에 따르면 대구의 치과 관련 기업 수는 42개로 전국 3위, 종사자 수는 1천602명으로 전국 3위다. 생산액은 4천338억원으로 전국 2위, 부가가치액은 3천13억원으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국 최대 규모로, 치과산업이 지역 주력 산업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기업 면면도 탄탄하다. 국내 10대 치과기업 가운데 메가젠임플란트와 덴티스 등 2개사가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순수 임플란트 기업 기준으로는 3개사가 포진해 있다. 단순 하청이나 유통 중심이 아니라 연구개발과 생산, 수출까지 가능한 기업들이 집적돼 있다는 점에서 국립 연구기관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공간적 집적도 역시 강점이다. 전체 치과기업의 43%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의료 R&D(연구개발)지구 등 연구원 예정지 인근 클러스터에 모여 있고, 나머지 기업들도 차량 5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연구 성과가 현장 기업으로 빠르게 이전되고, 시제품 제작과 임상 연계, 기술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셈이다.
수출 경쟁력도 뚜렷하다. 대구는 전국 의료기기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치과용 임플란트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대구에 들어설 경우 기초·응용 연구부터 시험·인증, 글로벌 진출까지 하나의 지역 생태계 안에서 완결되는 '국가 치의학 허브' 구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AX 기반 디지털 치의학 선도
대구의 또 다른 경쟁력은 치의학과 인공지능 전환(AX)을 결합한 미래 확장성이다. 연구원 예정지와 가까운 수성알파시티는 '대한민국 AX 4대 혁신거점'으로 지정돼 있으며, 소프트웨어 기업 280여 개와 다수의 AI·빅데이터 관련 기관이 집적돼 있다. 치과산업에 AI, 로봇, 빅데이터를 접목해 진단·치료·제작 전 과정을 디지털화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구축돼 있다는 의미다.
대구시는 이를 기반으로 '초연결 치과산업 플랫폼 구축사업', '미래 치과이식형 디지털의료제품 개발기반 구축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치과의원, 치기공소, 치과기업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AI 학습용 치아 데이터와 진료지원 소프트웨어, 표준 치아 3차원 이미지를 구축해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구현하는 사업이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이 설립되면 이러한 지역 사업과 국가 연구 기능이 자연스럽게 결합돼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인프라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전임상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의료기술시험연수원 등 11개 국책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다. 후보지 반경 700m 이내에 연구개발, 전임상, 임상시험, 시험·인증, 창업지원 시설이 집적돼 있어 치의학 연구의 전주기 지원이 가능하다.
인력 기반도 탄탄하다. 대구에는 치의학과, 치위생, 치기공 등 관련 학과 재학생이 2천 명을 넘어 경쟁 도시 가운데 가장 많다.
박세호 대구시치과의사회장은 "경북대 치과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소 네트워크도 구축돼 있어 기초연구부터 임상, 융복합 연구까지 연계가 가능하다"며 "대구는 국가 치의과학 연구개발 실적에서도 비수도권 상위권을 유지하며 균형 잡힌 연구 수행 역량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그동안 이노-덴탈 규제자유특구,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 의료기기 토탈마케팅 지원 등 일관된 치과산업 육성 정책을 이어왔다. 단발성 유치 전략이 아니라 수년간 축적된 정책과 산업, 연구 기반 위에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올려놓겠다는 구상이다.
서귀용 대구시 의료산업과장은 "대구는 이미 치과산업과 연구, AI 기반 의료혁신이 하나의 축으로 돌아가고 있는 도시"라며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대구에 들어선다면 국가 치의학 연구 성과를 가장 빠르게 산업과 국민 의료서비스로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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