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대표 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동물권(動物權) 단체인 '동물해방물결'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이 공개한 '2025 화천 산천어 축제 현장 기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축제 종료 뒤 화천천에서 수거된 산천어는 13t이다. 이는 축제에 투입된 156t의 8.2%다. 단체들은 수거된 산천어 대부분이 사체이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산천어에게 축제는 수난(受難)이다. 산천어 맨손 잡기 체험은 생사의 갈림길이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산천어를 잡아 물 밖으로 던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산천어는 밟히고 짓이겨지고 터진다. 사람은 '짜릿한 손맛'을 경험하지만, 산천어는 '죽음의 고통'을 겪는다. 축제가 끝난 뒤 살아남은 산천어는 만신창이가 된다. 머리와 꼬리 등에 상처를 입은 채 강에 버려진다. 죽은 개체는 어묵 등의 원료로 활용된다. 산천어 잡기가 '좋은 추억거리'라고 한다. 생명이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장면은 '비교육적'이라는 비판도 많다. 지난해 산천어 축제 참가자는 180만 명이 넘었다. 이 축제는 연간 1천300억원대의 경제 유발(誘發)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백만 명이 우글거리는 화천 산천어 축제를 위해/ 트럭의 산천어들이 얼음 구멍으로 쏟아진다/ 이 추운 겨울에 살아남으려면/ 산천어들은 주둥이 없는 산천어가 되어야 한다"(최승호의 시, '모든 낚시는 사기다' 중에서). 주둥이가 없어도 좋으니, 산천어는 살고 싶다고 한다. 물고기도 고통을 느낀다. 2003년 발표된 무지개송어 실험은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연구 결과다. 유럽에서는 물고기에 대한 인도적(人道的) 도살 논의가 활발하다. 2005년 이탈리아 로마시는 '충분한 산소 공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금붕어를 원형 어항에서 키우는 것조차 금지했다.
'생명'을 괴롭히는 축제는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물고기 잡기는 물론 소싸움 대회, 한우 축제 등 숱하다.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는 한우 축제장의 한쪽에서 큰 눈의 소가 지켜보고 있다. 소가 울 일이다. 송아지를 경품(景品)으로 내걸어 주최 측이 고발된 사례도 있다. 축제장을 찾아 고기를 먹고 즐기는 일은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좋은 일이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禮儀)는 지켜야 할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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