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3년 전, 1983년은 소련과 북한의 테러와 도발로 인해 국가적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해였다. 그해 2월 25일에는 북한 미그-19기를 몰고 이웅평 대위(당시 계급)가 귀순하고, 9월 1일에는 뉴욕을 떠나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러시아)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었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0월 9일에는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역사적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5월 5일 어린이날에 있었던 중국 민항기 춘천 비행장 불시착 사건이다. 당시 수도권 일대에는 실제 공습경보가 발령되어 전 국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이 중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난 사건이 중국 민항기 사건이다. 당시 국교가 없던 대한민국과 중공(현재의 중국) 사이의 외교적 물꼬를 튼 현대사의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1986년 아시아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중국의 참여, 그리고 1992년 중국과 국교 정상화의 토대가 된 사건이기도 하다.
1983년의 끈을 계속 이어가 보자. 40년이 지난 시점인 2023년은 펜데믹으로 막혀있던 세계경제가 새롭게 숨통을 트기 시작한 한 해가 된다. 2020년부터 시작한 펜데믹은 세계질서를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다.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던 자영업자들의 음식점과 유흥점이 저녁 8시 30분이면 마지막 주문을 받는다. 이제는 24시간 영업하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근무 형태도 바뀌었다. 재택 근무가 늘면서, 미국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된서리를 맞기 직전이다. 산업 기술적으로 1983년은 우리에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해다. 삼성전자가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나아가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광운대학가 1964년국내 최초 전자공학과를 개설한 후로 인하대, 한양대를 거쳐 1968년 서울대학교와 경북대학교가 전자공학과를 설치한 뒤로 15년~20년 이후 시점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임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다음은 AI 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딥 마인드 간의 세기적 '알파 고' 대결로 알려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단어는 이젠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쓰고 있다. 1983년에도 인공지능과 관련된 주요 사건들이 있었을까? 실제로 1983년은 현대적 의미의 생성형 AI 시대는 아니었지만, 인공지능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특히 일본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과 유럽의 국가적 AI 프로젝트가 시작된 시기이며, 오늘날 AI의 근간이 되는 기술들이 태동한 시기다. 예컨대 일본의 '5세대 컴퓨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일본은 1982년부터 10년간 AI 기반의 지능형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시작했었다.
1983년은 이 프로젝트가 전 세계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미국과 유럽이 AI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기 시작한 해다. 일본의 공세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서 1983년 '전략적 컴퓨팅 계획(Strategic Computing Program)'을 발표했다. 약 10억 달러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자율 주행 차량, 지능형 비행 보조 장치 등 군사적 목적의 AI 기술 개발을 목표로 했었다. 영국 역시 일본에 대응해 AI 및 소프트웨어 공학 연구를 위한 대규모 국가 과제를 1983년에 승인한 알베이(Alvey) 프로그램이 있다. 일본의 세계제패 야심은 1985년 프라자합의에서 엔고의 전환, 1986년 9월과 1991년 6월 두차례에 걸친 미일 반도체협정으로 물거품이 된다. 이같은 세계질서 변화와 야단법석(野壇法席) 와중에 한국 반도체는 삼성이 1984년 세계 최초로 256KDRAM을 개발한다.
47년전 팔레비 왕가를 몰아내고 신정체제를 구축한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맹폭은 과연 어떤 이판(理判)과 사판(事判)의 메세지를 담고 있나? 하드파워 중심의 시진핑 세계관 강화가 옳았을까? 푸틴의 운(運)은 유가 급등으로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일까? 조울증에 빠진 주식시장을 바라보며 코스피 7500, 코스닥 3000을 내심 바라는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는 것일까? 2030년이 기다려진다. 참고로 천궁과 천무 개발 시작연도는 각각 1998년과 2009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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