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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호테의 思索] ③"돌체 파르 니엔테"(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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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거림의 여백, 존재함이 머무르는 방식
성취 중심의 기울어진 삶을 조율하는 완충지대
노년기의 빈둥거림은 쉼 이상의 의미

김동규 스포츠 칼럼니스트(영남대 체육학과 명예교수)
김동규 스포츠 칼럼니스트(영남대 체육학과 명예교수)

이탈리아에는 '돌체 파르 니엔테(Dolce far niente)', 곧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이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는 무의미한 게으름처럼 보이지만, 이 표현이 가리키는 바는 단순한 무위나 나태와는 거리가 멀다. 이는 성취와 목적의 압박에서 한 발 물러나 삶의 속도를 늦추고, 무엇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존재하는 그 자체에 머무르려는 의식적인 한가로움에 가깝다.

느긋함에서 비롯되는 정서적 안정에는 자기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여지가 담겨 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내야만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 곧 빈둥거림은 효율과 경쟁의 질서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선택이 된다. 그런 점에서 일시적인 빈둥거림은 게으름의 미화가 아니라, 과도하게 성취중심으로 기울어진 삶을 조율하는 완충지대라 할 수 있다.

빈둥거림은 먼저 몸에서 시작된다. 목적없이 눈을 감고 쉬거나,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천천히 걷는 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신체의 속도를 낮추는 경험은 자연스럽게 사고의 속도 또한 늦추며, 결론과 판단을 끊임없이 요구받는 일상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한다.

의미 있는 빈둥거림을 위해서는 할 일의 목록과 성과지표를 잠시 시야에서 지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불안과 무력감이 뒤따를 수 있다. 그러나 목표와 효율에서 벗어나는 부담을 의식적으로 감내할 때, 빈둥거림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다. 이는 쉼마저 관리와 생산의 대상이 되는 현대적 관습을 되묻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노년기에 있어 빈둥거림은 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성과와 생산성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시기에, 빈둥거림은 삶을 포기하는 태도가 아니라 '존재함'에 머무르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다만 이러한 상태가 무기력이나 고립으로 기울지 않도록, 느슨하되 최소한의 일상리듬과 사회적 연결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

결국 빈둥거림이 만들어 내는 여백은 낭비가 아니라, 성과에 과도하게 매인 삶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는 숨 고르기다. 잠시 비워 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적인 속도를 회복하고, 삶의 균형과 존엄을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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