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0여 년간 유지해 온 KS 인증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공장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제품과 기술 중심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화하고, 불법·불량 KS 제품에 대해서는 단호한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KS 인증제도 개편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1961년 제도 도입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인증의 기본 구조를 손질하는 조치다.
정부는 먼저 공장 심사를 전제로 한 단일 인증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중심의 심사체계를 새로 도입한다. 기존 KS 인증은 제품심사와 공장심사를 병행해 공장 단위로 인증서를 발급해 왔다. 그러나 로봇,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설계·개발 기업이 외부 공장을 활용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확산하면서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장심사 없이 제품만을 평가하는 '제품심사'와 일정 기간만 효력을 갖는 '단일제품심사' 두 가지 방식을 신설한다. 제품심사는 최초와 정기심사 모두 제품 중심으로 진행하며, 단일제품심사는 유효기간 4년의 일회성 인증으로 빠른 상용화가 필요한 신기술 제품을 겨냥했다. 이와 함께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설계자·개발자도 KS 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인증 주체를 확대한다.
풍력발전 분야에는 맞춤형 인증도 도입한다. 기존에는 로터·나셀·타워를 포함한 완제품 패키지 인증만 허용돼 인증에 장시간이 소요됐다. 앞으로는 타워를 제외한 핵심 구성품인 RNA(Rotor-Nacelle Assembly)만을 대상으로 한 인증도 가능해진다.
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KS 인증 유효기간은 기존 3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이에 따라 기업이 주기적으로 부담해 온 인증심사 비용과 정기교육 이수 부담도 함께 완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인증 유지에 평균 600만원 이상이 드는 점을 고려해 제도 개선이 실질적인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KS 인증 신뢰성 제고를 위해 불법·불량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도 대폭 강화한다. 원산지 변경 우려가 큰 철강제품과 스테인리스 플랜지 등을 중심으로 관세청과 협력해 통관 단계부터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 수입신고 단계에서 KS 인증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연계도 추진한다.
시장 내 불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사 권한도 확대된다. 그동안 인증기업에 한정됐던 현장조사 권한을 비인증업체까지 넓히고, 고의로 KS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을 생산한 경우 인증 취소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신설한다. 인증 도용 사실을 알고도 유통한 행위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아울러 시판품 조사 기능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전담조직을 지정·운영해 불량 KS 인증제품의 유통을 상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평균 30% 수준에 이르는 KS 부적합 제품 비율을 낮추고, 인증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산업표준화법 개정을 추진하고, 인증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가이드라인 배포를 통해 제도 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KS 인증이 산업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가 아니라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되도록 제도를 전면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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