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위상이 흔들리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시 등판했다. 위안화를 기축통화 지위를 갖춘 '강력한 화폐'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재천명했다. 세계 공장을 넘어, 금융굴기(金融崛起)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위안화 국제화와 달러 의존 축소 등 흐름은 명확하다. 다만 굴기를 제약하는 요소들도 명확하다. 달러를 대체하는 위안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 '굴기' 강조한 시 주석
최근 공산당 이론지 추스는 '중국 특색 발전의 길을 잘 걸어 금융 강국을 건설하자'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2024년 시 주석이 공산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연설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었다. 시 주석은 "금융강국 건설은 국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위안화가 국제 무역 투자와 외환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글로벌 기축통화의 지위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발언이 "'강력한 화폐'라는 목표에 대해 가장 명확하게 정의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국제화의 핵심은 단순히 위안화 통화 사용량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선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무역 결제 통화이자 투자·차입 통화, 나아가 외환보유 통화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이를 통해 대외 거래에서 '달러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 중심 국제금융 질서가 제공해온 미국의 구조적 우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추스에 시 주석의 발언이 소개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의도는 아닐 것"이라며 "국제화라는 목표를 점점 달성해가는 과정이나 목적을 다시 강조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세계 최대 무역국이자 글로벌 공급망 핵심 국가의 통화인 위안화가 과거 파운드화나 달러화가 간 길을 가야 한다는 게 2024년 시 주석 연설의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달러화에 도전하는 위안화
위안화의 경쟁력 확보 흐름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중국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한 비율은 전년 대비 9.5% 줄었다. 중국 채권 시장에서 외국 자금 이탈 흐름도 이어졌다. 중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헷지(Hedge)'를 위한 성격이 강했다. 미국 강세장의 위험 분산 용도로 활용됐다는 것이다.
자국 통화를 국제적으로 끌어오려는 전략과 외국 자본이 중국 시장을 경계하는 현실적 간극은 여전하다. 위안화 가치 관리도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과제다.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인정받기 위해선 안정된 통화가 필요하다.
중국 경제는 내수 부진과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유동성 확대 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경우 통화 가치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 강한 통화와 경기 부양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축통화가 되려면 경상수지 흑자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며 "다만 자금을 끌어당기는 흐름을 만들기 위해 통화 강세로 가야하는데 이걸 중국이 선호하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기축통화국으로 자본 이동의 자율성, 법과 제도 신뢰, 금융시장 개방 등을 확보하는 것도 해결 과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국제기구들도 자본시장 개방과 제도적 투명성이 뒤따르지 않는 한 통화 지위의 도약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 중국 정부 부채나 주택 시장 부실 등 잠재적 위기도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 대한 강력한 통제로 경제를 관리해온 시스템이 사라질 경우 그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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