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둔 대구경북에 보기 드문 훈훈한 온기가 이어졌다. 얼어붙은 경기와 치솟는 물가, 고금리의 부담 속에서도 지역민들은 지갑을 열었고, 그 마음은 숫자로 증명됐다. 매일신문의 대표 기획 시리즈 '이웃사랑'이 23년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사연 모금액 5천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번 기록은 지난달 27일 자 지면에 소개된 박성호(44·가명) 씨 가족의 사연에서 나왔다. 암 투병 중인 아내 유미정(44·가명) 씨와 경계성 지능 및 중증 자폐를 앓는 두 딸을 홀로 돌보는 가장의 이야기다. 절박한 사연은 지역사회의 마음을 움직였다. 560명이 넘는 개인 기부자와 57개 기업이 동참해 총 5천64만2천518원이 모였다. 단일 사례로는 처음으로 5천만원을 넘어선 이웃사랑 역사상 최고액이다.
특히 이번 모금에서는 개인 기부의 힘이 두드러졌다. 직전 사례에서 175명이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380명 이상이 추가로 손을 내밀었다. 10만원 이상 기부가 전체의 절반을 넘었고, '박성호 씨 힘내세요', '엄마 병 꼭 나으세요', '미정 씨에게 행운이' 같은 응원 문구가 줄을 이었다. 이름 대신 '돕자'라는 짧은 메시지와 함께 1천원 이하의 소액을 보낸 기부도 적지 않았다. 액수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마음의 크기가 모여 만든 기록이었다.
이후 보도된 박은영(52·가명) 씨의 사연에도 3천만원이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 급성 복막염으로 입원한 딸을 돌보는 사이 남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사연에 350명이 넘는 시민이 공감과 위로를 보냈다. 설을 앞두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기에 전해진 나눔이어서 그 울림은 더욱 깊었다.
이 같은 온정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에서도 확인됐다. 대구는 올해 목표액 106억2천만원을 조기 달성했고, 경북은 목표액 176억7천만원을 크게 웃도는 221억원을 모금하며 전국 최고 수준인 사랑의 온도 125도를 기록했다.
매일신문 이웃사랑 캠페인과 함께하는 가정복지회 관계자는 "이번 기록은 단순히 모금액이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 지역사회가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나눔은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더 많은 시민이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이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이웃사랑'=2002년 11월 19일 시작됐다. 당시 '아름다운 함께 살기' 코너를 통해 폐지를 주워 소년소녀가장을 돕던 한 할아버지의 사연이 소개됐고, 이를 본 독자 52명이 254만원을 건넨 것이 출발점이었다. 작은 정성이 모여 큰 울림이 됐고, 그 울림은 20년 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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