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권력이다. 그러나 그 성과와 한계를 둘러싼 논란 역시 끊이질 않는 가운데, 중대선거구제 전환 등 지방선거제도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한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의회 의원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으로 나뉜다. 기초의원은 구·군 단위에서 생활 현안을 다룬다면, 광역의원은 시·도 전반의 예산과 정책을 심의한다. 역할의 범위가 다를 뿐, 권한의 성격은 같다.
이들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조례 제·개정·폐지권, 예산 심의·확정권과 결산 승인권, 행정사무감사·조사권, 집행부에 대한 질문·보고 요구권을 가진다. 대구시의회와 구·군의회는 예산과 조례를 통해 교통·복지·치안·도시환경 등 지역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 행정을 감시하는 민주주의의 첫 번째 견제 장치인 셈이다.
지방의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작지 않다. 의정활동비를 포함한 연봉은 대구시의원이 약 6천600만원, 구의원은 연 4~5천만원 수준이다. 겸업이 가능해 당선 전 사업을 이어가는 경우도 적잖다. 이 밖에도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에게는 매달 업무추진비도 지급된다.
◆권한은 크지만 책임은 미흡한 지방의회
이처럼 지방의원들은 지역의 크고 작은 사업에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가진 권한에 비해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늘 따라붙는다. 비리·비위를 비롯한 각종 도덕적 해이 사례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남구의 한 구의원은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해 제명 징계를 받고 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당초 그는 함께 술을 마신 지인이 운전하는 차에 타있다가 경찰에 적발돼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았으나, 먼저 음주운전을 한 뒤 단속을 피하려고 지인에게 운전대를 넘긴 사실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달서구의 한 구의원은 2022년 3월 식당 광고 계약 등을 도운 대가로 언론사 기자 등에게 현금 100만원을 받고 6만7000원 상당의 음식 대접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 2022년에는 중구의 한 구의원이 아들 명의로 유령 회사를 차린 뒤 구청과 1천800만 원 상당의 불법 수의계약을 맺은 혐의로 기소돼 주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해당 의원은 이듬해 의원직에서 제명됐다.
국외 출장 문제도 연중행사처럼 불거진다. 지난해 11월 동구의회·달서구의회·서구의회·군위군의회 소속 공무원 13명과 여행사 관계자 8명, 대구 현직 구의원 1명이 국외 출장 항공권 비용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려 총 3800만 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힌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특히 달서구의회의 경우 검찰에 송치된 상황에서도 대만 해외연수를 강행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주민과 행정 사이 가교 역할 축소…새 역할 발굴해야"
전문가들은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한 정책은 지방의회에서 다뤄지는 만큼 지역 맞춤형 공약을 늘리고, 선거 제도를 개편함으로써 지방정치의 신뢰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아울러 의회 선거구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비례성과 정치적 다양성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김영수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앙집권적인 정치에 익숙한 한국은 자치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라며 "정당 공천이 의원 활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지방의원들이 민생보다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치만 보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 다양성과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의원 선거구 중대선거구제 전환 등 지방선거제도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지방의원 두세 명마다 정책지원관이 배정돼 있지만 여전히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큰 성과는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소통 수단이 발전하면서 주민과 행정 사이 지방의원의 중개 역할은 축소됐다. 새로운 역할을 발굴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선거철마다 유인물이 쏟아지지만 차별성은 드러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지방의원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라며 "선관위나 지자체가 공약과 약력을 수합해 후보자별 차이점이 한눈에 보이게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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