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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35년, K-치킨의 표준을 세우다 ②] "남들이 '16강' 외칠 때 홀로 '4강' 걸었다"…판을 뒤집는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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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16강' 때 홀로 '4강'… 판 뒤집은 '역발상'
'육계 파동' 위기… 업계 최초 '부분육'으로 뚫다
물류비 포기한 '주 6일 배송'… '폐점률 0%' 기적

교촌치킨은 튀김옷의 바삭함을 살리고 프리미엄 소스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각마다 얇고 고르게 소스를 입히는 독자적인 조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은 튀김옷의 바삭함을 살리고 프리미엄 소스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각마다 얇고 고르게 소스를 입히는 독자적인 조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구미 송정동 10평 가게에서 시작된 '절박함'이 교촌을 지탱하는 뿌리였다면, 교촌을 전국구 프랜차이즈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킨 엔진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는 '차별화'였다.

권원강 회장은 경영학 교과서 대신 현장의 직관으로 승부했다. 모두가 "치킨은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을 때 과감히 닭을 조각냈다. 모두가 안전한 마케팅을 택할 때 홀로 무모한 베팅을 감행했다. 교촌의 지난 35년 성장사는 상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 온 혁신의 기록이다.

◆ 2002년 월드컵, 4강 베팅의 적중

2002년 6월, 대한민국은 붉게 물들었다. 거리마다 'Be the Reds' 티셔츠를 입은 인파가 넘쳐났고, 자동차 경적 소리조차 "대~한민국" 박자에 맞춰 울리던 시절이었다.

당시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키워드는 단 하나, 바로 '16강'이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16강 진출은 온 국민의 염원이자, 기업 입장에서 실패할 확률이 적은 가장 '안전한 배팅'이었다.

하지만 교촌의 선택은 달랐다. 권 회장은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치킨 박스에 파격적인 문구를 새겨 넣었다.

"교촌은 대한민국 4강 진출을 기원합니다."

당시 내부 직원들조차 "16강도 기적인데 4강이라니, 소비자들의 비웃음만 살 것"이라며 우려했다. 하지만 권 회장의 판단은 냉철했다. 일본의 한 동물원에서 남들과 다르게 손을 흔들어 먹이를 독차지하던 곰을 보며 깨달은 '차별화'의 본질을 적용한 것이다.

"남들과 똑같이 16강을 외쳐서는 묻힐 뿐이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라면, 꿈은 크게 꿔야 한다. 그래야 고객의 뇌리에 남는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연파하며 기적 같은 4강 신화를 쓰는 동안, 교촌은 '유일하게 결과를 맞힌 예언자'로 불리며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매장의 전화통에는 불이 났고, 매출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남들이 'No'라고 할 때 던진 승부수가 기업의 체급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거대한 '퀀텀 점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듬해인 2003년 교촌은 가맹점 1천호점을 돌파했다.

교촌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모두가
교촌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모두가 '16강'을 외칠 때 교촌치킨은 홀로 '4강 진출'을 내거는 역발상 마케팅을 펼쳤다. 사진은 교촌 가맹점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붉은 악마들의 모습. '무모한 응원'이 현실이 되면서 교촌은 국민 브랜드의 반열에 올랐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 닭고기 파동이 낳은 '콤보' 신화

마케팅에 4강 신화가 있었다면, 제품 전략에는 '콤보 혁명'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치킨 업계는 조류독감(AI)과 주기적인 '육계 파동'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었다. 생닭 가격이 폭등락을 반복하며 가맹점의 수익성은 널뛰기했고, 단순히 '한 마리'를 튀겨 파는 기존의 구조로는 치솟는 원가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권 회장은 '가격'이 아닌 '가치'로 눈을 돌렸다. 치킨 한 마리의 원가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부위별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역발상이었다.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닭다리와 날개만 모아서 팔면 어떨까? 원육의 시세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교촌만의 독자적인 프리미엄 시장을 만들 수 있다."

당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부분육 판매는 금기시됐다. 남는 가슴살 등 비선호 부위의 재고 처리 문제와 복잡한 가공 공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권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부위별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밀어붙였다. 그렇게 업계 최초로 다리와 날개로만 구성된 '교촌 콤보'가 탄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소비자들은 퍽퍽한 살을 억지로 먹을 필요 없이 좋아하는 부위만 즐길 수 있는 합리성에 열광했다. 교촌은 객단가 상승과 안정적인 마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육계 파동의 파고를 유유히 넘었다.

경쟁사들이 뒤늦게 부분육 시장에 뛰어들면서, 위기에서 비롯된 교촌의 생존 전략은 대한민국 치킨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교촌은 본사의 막대한 물류비용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최상의 원육 신선도를 유지하고 가맹점의 재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업계 최초로
'치킨은 통째로 튀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업계 최초로 부분육 시장을 개척한 교촌의 콤보(다리·날개) 메뉴. 육계 파동이라는 산업적 위기 속에서 원육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탄생한 이 혁신적인 역발상은 오늘날 대한민국 치킨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사진은 교촌의 대표 메가 히트 메뉴인 '허니콤보'. 교촌에프앤비 제공

◆ 업계 최초 '주 6일 배송'…폐점률 0.4%

프랜차이즈 본사의 핵심 수익원은 물류 마진이다. 배송 횟수를 줄일수록 본사의 이익은 늘어난다. 주 3~4일 배송이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으로 굳어진 이유다. 하지만 교촌은 이 상식마저 거부했다. 본사가 막대한 물류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집하는 '주 6일 배송' 시스템이 그 증거다.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닭고기의 생명인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서다. 권 회장은 "생육은 하루만 지나도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 본사가 배송비를 아끼려고 가맹점 냉장고에 닭을 며칠씩 쌓아두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일 신선한 생닭이 공급되자 가맹점은 재고 부담과 신선도 관리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본사가 떠안은 '물류의 진심'은 맛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었고, 이는 곧 압도적인 소비자 신뢰로 이어졌다.

교촌의 이러한 '기본 경영'은 단단한 숫자로 증명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평균 폐점률이 10%를 웃도는 혹독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교촌치킨의 가맹점 폐점률은 수년째 기적에 가까운 '0%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 역시 경쟁사들을 압도하며 확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본사가 눈앞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가맹점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결국 브랜드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장기적인 생존을 담보한다는 '상생의 선순환'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교촌은 본사의 막대한 물류비용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최상의 원육 신선도를 유지하고 가맹점의 재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업계 최초로 '주 6일 배송'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교촌에프앤비 수도권 물류센터 전경. 교촌에프앤비 제공

◆ 상식 깬 도전정신…'게임 체인저'가 되다

교촌의 성공 전략은 복잡한 경영 이론에서 나오지 않았다. 모두가 몸을 사릴 때 홀로 4강을 예측한 담력, 육계 파동의 구조적 위기를 부분육이라는 블루오션으로 바꾼 역발상, 그리고 0%대 폐점률을 만들어낸 미련할 정도의 물류 철학까지.

그 야생의 도전정신과 기본을 지키는 뚝심이야말로, 교촌을 단순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치킨 시장의 판도를 영원히 바꿔놓은 '게임 체인저'로 만든 진짜 비결이다.

[그래픽 자료] 숫자가 증명하는 교촌의 '기본 경영'

업계의 상식 vs 교촌의 혁신

1. 마케팅

업계: "안전하게 가자"-모두가 실패 확률 적은 '16강' 기원

교촌: "무모해도 다르 게"-홀로 '4강' 배팅, 대한민국 유일 예언 적중

2. 메뉴

업계: "치킨은 한 마리다"-선택권 없는 공급자 중심의 '통닭' 문화

교촌: "원하는 부위만 판다"-업계 최초 '부분육(다리·날개 콤보)' 도입

3. 물류·상생

업계: "본사 물류비 절감 우선"-주 3~4일 배송, 가맹점 재고 부담

교촌: "신선도가 우선"-본사 비용 감수한 '주 6일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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