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대한민국이 재건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1950년 6·25 전쟁 중 폭파된 한강 인도교(현 한강대교)는 1957년 전후 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재건 착공됐다.
1957년은 정전협정 체결 4년 뒤, 전쟁의 상처를 복구하던 시기였다. 폭파로 끊겼던 수도의 동맥을 다시 잇는 일이 그해의 상징적 과제였다. 그해 착공된 한강 인도교 복구공사는 전후 최대 규모의 단일 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기록된다.
◆ 서울 남북을 잇는 첫 근대식 교량
한강 인도교는 1917년 10월 7일 개통됐다. 한강 위를 사람과 차량이 건널 수 있게 한 최초의 다리였다. 일제 총독부가 제1기 치도사업(治道事業)의 일환으로 1916년 3월 착공해 완공한 한강 위 최초의 근대식 인도교였다.
이 다리는 여러 차례 공사를 통해 규모가 커졌고, 1936년 현재의 타이드 아치(tied arch) 형식으로 개축됐다. 당시 서울의 큰 명물이 되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와 동작구 노량진을 잇는 총연장 1,005m 교량으로 경부선 철도와 영등포 공업지대를 연결하는 간선 교통로였다. 전쟁 이전 서울의 핵심 교통 기반시설이었다. 이후 '한강대교'로 불리게 된다.
◆ 한강 인도교 폭파와 14년 만의 무죄
한국전쟁 발발 사흘째인 1950년 6월 28일 새벽 2시 30분, 서울이 함락 위기에 처해지자 국군은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한강 인도교를 폭파했다. 교량 일부가 붕괴되면서 한강 횡단 교통은 즉각 차단됐다.
당시 사람과 차량이 건널 수 있는 다리는 사실상 이 다리뿐이어서 피난민과 차량이 몰려 있었다. 갑작스러운 폭파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시민과 군인, 차량이 폭발에 휩쓸리거나 강물에 빠졌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들은 피난길이 막힌 채 서울에 고립됐다. 사망자는 200여 명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전쟁 초기의 극심한 혼란 속에 정확한 집계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군은 참사의 책임을 공병감 최창식 대령에게 물어 사형을 집행했다. 그러나 1964년 재심에서 그는 육군참모총장이던 채병덕 소장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며, 다리 양편에 병력을 배치해 교통을 통제하려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상관들의 오판과 혼란스러운 지휘 체계 속에서 희생양이 됐던 그의 억울함은 사건 발생 14년 만에야 풀렸다.
◆ 미국 국제협력처 원조로 1957년 착공
정전협정은 1953년 7월 27일 체결됐다. 그러나 한강 인도교 본격 복구는 휴전 후 만 4년이 지난 1957년에야 착수됐다. 미국 국제협력처(ICA) 원조 계획에 따라 발주된 자재가 1957년 1월부터 반입되면서 공사가 가능해졌다.
1957년 9월 본격 착공된 복구 공사는 폭파된 2·3·5번 경간을 복구하는 사업으로, 교폭 20m, 복구 연장 63.55m 규모였다. 총 계약금액은 2억3천여만 환으로 전후 단일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파괴된 기존 교량을 복구하는 공사여서 신설 교량보다 난도가 높았다. 당시 국가 재정은 미국 대외원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사회간접자본 복구는 정부 정책의 우선 과제였다.
◆ 전후 재건의 상징
1957년 10월14일 한강 인도교 서쪽 100m 지점에서 한강 부교 개통식이 열렸다. 한강 부교는 육군공병대가 1957년 10월8일부터 10월 13일에 걸쳐 설치한 것으로 다리의 전체 길이는 400m, 폭은 4.2m에 달했으며 버스 통행도 가능했다. 이어 이듬해 5월 15일 한강 인도교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완전 개통됐다.
복구 공사가 마무리되자 서울 도심과 영등포·노량진 일대의 연결은 다시 이어졌다. 영등포 공업지대의 물류가 정상화됐고, 수도권 교통망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끊겼던 길이 복원되면서 도시의 기능도 함께 살아났다.
한강 인도교의 재건은 단순한 교량 복구를 넘어섰다. 전쟁 초기 폭파의 책임 논란과 수많은 희생의 기억을 안은 채, 폐허 위에서 국가의 기반을 다시 세우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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