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소속 선수단의 개인 훈련비를 공금 명목으로 걷어 자기 명절 선물용 100만원짜리 상품권과 숙박비, 식비 등으로 사용한 용인시청 조정팀 감독이 징계위원회로 넘겨졌다.
25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체육회는 지난 12일 용인시 조정팀 감독 A 씨에 대한 중징계 요구안을 용인시체육회에 이첩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의결한 사건으로 지난달 25일 대한체육회를 거쳐 지난 8일 경기도체육회로 넘겨진 바 있다.
매일신문이 입수한 징계요구안 등에 따르면 용인시 조정팀 소속 한 선수는 2024년 1월부터 선수단을 그만 둔 10월까지 시로부터 지급 받은 식비와 일반훈련비, 전지훈련비, 대회출전비 등 1천139만원을 A 감독 지시로 팀원이자 자금 담당 B 씨에게 이체했다. 용인시 조정팀 선수단은 월급 외 월 100만원대 훈련비 등을 받아왔는데 이 돈이 죄다 공금 명목으로 걷힌 것이다.
용인시 조정팀은 10명 내외로 구성돼 있다. 공금 명목으로 개인 훈련비는 다달이 1천만원쯤 걷혔다. 1년으로 치면 1억원 정도 공금 통장에 쌓인 셈이었다. A 씨는 2024년 11월까지 거둬들인 공금 가운데 총 9천297만원 대부분을 현금으로 찾았다.
A 감독은 조사에서 "단체생활과 단체운동 특성상 훈련비를 선수단이 자체적으로 모금해 관리한 것"이라며 "훈련비 계좌는 내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현금으로 찾은 돈은 전지훈련이나 대회 때 숙박비나 식비 등 지급에 사용됐다. 착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감독은 이와 같은 주장과 함께 소명 자료를 냈는데 대부분이 숙박업소와 식당에서 받았다는 '사실확인서'와 '간이영수증'이었다. '형식적인 종이 뭉치'로 어느 정도 소명이 되는가 싶었지만 곧 덜미가 잡혀버렸다. 용인시는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과 코치진에게도 개인 훈련비를 지급해 왔는데 A 감독과 코치는 자신이 받은 개인 훈련비를 공금으로 내지 않고 선수단 돈만 쏙 빼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A 감독은 "모금한 훈련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간섭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면서도 "가끔씩 B 씨에게 '통장내역 좀 가져오라'고 하며 내역을 점검했다"고 진술했다.
자금 담당 B 씨의 증언 역시 A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B 씨는 조사에서 "A 감독이 급여 외 지급되는 훈련비를 모금하라고 지시했다. 훈련비는 지출 뒤 계좌 출금 및 이체 내역을 출력해 A 감독에게 넘기면 A 감독은 사용 내역을 용인시 체육진흥과에 제출했다"고 진술했다.
게다가 조사 과정에서 공금 가운데 100만원짜리 상품권이 A 감독에게 명절 선물로 구매됐고 40만원어치 상품권도 코치 명절 선물로 구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A 감독은 100만원 상품권 수뢰에 대해선 인정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단체생활 공동비용 지출 등의 효율적 관리와 집행 등을 이유로 훈련비를 모금했다는 A 감독 주장이 합당하려면 감독과 코치 역시 훈련비를 모금했어야 했다"며 "선수가 모금한 훈련비가 지도자의 숙박 및 식비 등의 훈련비로 부담됐을 개연성이 상당하다. 수사로 훈련비와 일비 횡령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A 감독과 코치는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가 잘못됐다. 조사 때 '선수한테 받은 돈 내역'만 내라고 해 딱 선수들 내역만 내서 우리가 낸 돈 내역을 안 냈다. 선수 돈으로만 훈련비와 식대, 숙박비 등을 썼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매일신문은 "당신들이 낸 돈에 대한 증빙을 보여줄 수 있나. 그리고 왜 카드로 계산 안 하고 현찰로 계산했느냐" 등을 물었다. A 감독은 16일 "반박 서류를 다 제공하겠다. 이메일 주소를 달라"고 했다. 다음날엔 코치를 거쳐 "답변서를 작성 중이다. 22일까지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끝내 증빙을 건네지 않았다. 연락도 끊겼다.
한편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은 용인 동부경찰서는 현재 이 사건을 들여다 보고 있다. A 감독은 용인시 조정팀을 21년 간 이끌어 왔다. 언제부터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금 처리가 됐는지는 수사를 거쳐 판가름 날 예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대구시장 컷오프' 거센 반발에 이정현 "일부러 흔들었다"
"李 지지율 전국서 TK 상승폭 가장 커…62.2%" 국힘 공천갈등 여파
박지원 "김부겸, 대구시장 당선된다…국힘 후보들 경쟁력 의문"
李대통령, '그알 보고 윤석열 뽑았다' 글 공유…"정치인 악마화 조작 보도"
'텃밭 위기' 감지한 국힘 후보들 "통합 훼방 與 심판" 벌써부터 견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