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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산불 1년] 꺼진 산불, 돌아오지 못한 일상…컨테이너에 멈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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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이재민 800여 동 여전히 사용…주거 복구 지연
"보상금으론 집 못 짓는다"…생계·주거 이중고
산업단지 정상화 속 주민·문화재 복구는 '제자리'

19일 오전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한 이재민 임시컨테이너 주택단지에서 만난 구순의 박 모 할머니. 손병현 기자
19일 오전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한 이재민 임시컨테이너 주택단지에서 만난 구순의 박 모 할머니. 손병현 기자

"불은 꺼졌는데, 우리는 아직 그날에 살고 있니더."

경북 북부를 덮친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1년. 현장은 '복구'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공장은 다시 돌아가고 있지만,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임시 거처에 머물러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3월 기준 이재민 임시주거용 조립주택은 800여 동이 여전히 사용 중이다. 공급됐던 982동 가운데 일부 세대가 다른 터전을 마련해 돌아갔지만, 여전히 수백 세대가 컨테이너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9일 오전 길안면 현하리 한 이재민 임시컨테이너 주택단지에서 만난 올해 구순의 박 모 할머니도 그중 한 명이다. 산불로 집을 잃은 뒤 7평 남짓 컨테이너에서 1년 가까이 지내고 있다. 보상금은 아들의 수술비로 대부분 써버렸고, 다시 집을 지을 여력은 남지 않았다. "집 지을 엄두가 안 난다"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다.

바로 옆동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60대 부부 장모씨(67·여)는 역시 삶의 기반을 잃었다. 사과 과수원이 모두 불에 타 올해 묘목 100주를 다시 심었지만, 수확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린다. 당장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생활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이들은 "집을 지으려면 평당 500만~600만원은 드는데 보상금으로는 10평도 못 짓는다"며 "1억원 가까이 받아도 빚 갚고 생활비 쓰면 금방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산불 이후 복구의 속도는 분야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안동 남후농공단지는 피해 업체 대부분이 재가동에 들어가며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416억원에 달하는 만큼, 기업들은 여전히 손실을 떠안고 있다.

반면 문화재 복구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안동 지촌종택과 지산서당, 용담사 금정암 등 주요 문화유산이 전소됐지만 아직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인허가 절차를 거쳐도 공사는 2026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결국 산불 1년, 복구는 진행 중이지만 '시설'과 '삶' 사이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역 한 주민은 "공장은 돌아가도 사람은 돌아가지 못했다"며 "이재민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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