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문해력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며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문해력 이슈'는 청소년·청년층이 특정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부상했다. 한 교수가 '리포트를 금일(今日)까지 제출하라'고 했더니 '금요일(金曜日)까지 제출'로 오해해 제출 기한을 놓친 학생이 항의했다는 일화는 이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를 넘어,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는 교육계 전반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최근에는 고등학생 10명 중 3명이 긴 글 독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관련 논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숏폼 익숙한 세대… 긴 글 독해력 흔들
입시정보업체 진학사에서 지난달 2~11일 전국 고등학생 3천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길게 읽어야 하는 글을 10분 이상 집중해서 읽는 것이 힘들다고 느낀 적이 많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3천525명 중 22.2%가 '그렇다'가 답했고 8.4%는 '매우 그렇다'고 밝혔다. '아니다'(26.0%)나 '전혀 아니다'(15.0%)라는 답은 41.0%에 그쳤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내신 모두 긴 텍스트에서 핵심 정보를 파악하는 능력이 성적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하지만 숏폼(짧은 형태의 콘텐츠) 영상 위주의 미디어 이용이 늘어나면서 뇌가 짧고 강한 자극에만 익숙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해력 저하는 고등학생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매체 환경이 활자 중심에서 영상 중심으로 변화하고, 이에 따라 학습 방식도 달라지면서 초·중학생은 물론 대학생까지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올해 초 발표한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청소년 중 '숏폼을 매일 본다'는 응답은 49.1%로, 2022년(0.2%)과 비교해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하루에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이 28.2%로 독서량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국교위 '문해력 특위' 설치… 국가 대응 본격화
교육계에서는 문해력 저하가 더 이상 일부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는 진단이 나온다.
박한우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문해력은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이런 점에서 보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은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진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영상 콘텐츠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원하는 부분만 빠르게 소비할 수 있지만, 활자 매체는 순차적으로 읽으며 맥락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과 인내심이 요구된다"며 "영상 중심 환경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이러한 능력을 기를 기회가 줄어 활자 매체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지난 12일 제66차 회의를 열고 '문해력 특별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문해력 특위는 교육학 교수 등 교육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돼 다음 달 중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특위 운영 사례를 감안하면 위원 수는 10명 내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특위 설치는 '문해력 문제'가 국가 차원의 핵심 교육 의제로 떠오른 데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국교위는 그동안 고교학점제, 영유아 사교육 등 교육 현안 가운데 중요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다.
이번 특위 역시 국교위가 올해 상반기 수립할 예정인 10년 단위 중장기 정책인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문해력 교육을 포함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추진됐다. 현재 운영 중인 특별위원회는 9개이며, 이번 두 특위가 추가되면 총 11개로 확대된다.
국교위는 특위 구성안을 확정하면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문해력 회복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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