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라면 봉지 등 플라스틱 포장재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Naphtha)'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플라스틱 수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 및 유통업계 전반에 제품을 담을 포장재가 부족해 제품을 팔지 못하는 이른바 '봉지 대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서 나프타 수입이 어려워져 플라스틱 수지 가격이 15~25%가량 인상됐다. 특히 비닐 포장재 사용량이 많은 라면 업계의 긴장감이 높다.
신라면을 생산하는 업계 1위 농심의 경우 포장재 전담 계열사인 율촌화학을 통해 2~3개월치의 재고를 확보해 둔 상태다.
농심 구미공장 관계자는 "당장 생산에는 문제가 없지만 현재 매일 재고를 파악하며 일정량을 확보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 역시 원자재 수급 부족으로 단가가 상승할 경우 불닭볶음면 등의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으며, 포장재를 자체 생산하는 오리온도 원료 공급 불안정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
포장 원단(필름)을 제조하는 업계의 타격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나프타 수급 악화로 인해 국내 대형 필름 공장들의 폴리프로필렌(PP) 라인 가동률은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도레이, 효성, 코오롱 등 주요 원단 공급사들은 최근 기존 kg당 3천원 선이던 PET 필름 단가를 500원 인상한다는 공문을 고객사들에 발송했다. 농심 라면 봉지의 90%가량을 제조하는 율촌화학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가 비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전방위적인 수급난 속에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리는 기업도 등장했다. 구미산단 특수 포장재 전문업체 '서일'은 상대적으로 나프타 함유량이 적어 타격이 덜한 PET 필름에 기능성을 입히는 작업을 주로 해 원료 수급의 직격탄을 비껴갔다.
이현철 서일 대표는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수입산 원료에 의존하던 국내 포장재 회사들의 수급로가 다 막히면서, 오히려 우리 측으로 생산 요청이 몰려 없던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확보된 포장재 재고가 소진되는 '2개월 후'부터 수급 문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쟁 장기화 시 뚜렷한 대책이 없어 산업 전반의 물가 상승 및 생산 차질 연쇄 파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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