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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사실상 '강도짓'…30억내고 호르무즈 통과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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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NASA의 테라(Terra) 위성이 촬영한 오만만과 이란 남부 및 파키스탄 남서부의 마크란 지역(중앙), 호르무즈 해협(왼쪽), 그리고 오만 북부 해안(하단) AFP 연합뉴스
지난달 5일 NASA의 테라(Terra) 위성이 촬영한 오만만과 이란 남부 및 파키스탄 남서부의 마크란 지역(중앙), 호르무즈 해협(왼쪽), 그리고 오만 북부 해안(하단) AFP 연합뉴스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부 선박이 사실상 '통행료'를 지불하고 통과한 사례까지 확인되는 등 이란이 통제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해운 데이터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통제를 받는 특정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최소 26척의 선박이 이 같은 승인 경로를 따라 이동했으며, 15일 이후 기존의 일반 항로를 이용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선박들은 이란 영해에 진입해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선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 선박 소유 구조, 화물 정보, 목적지, 승무원 명단 등 상세 자료를 IRGC와 연계된 중개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심사를 통과한 선박에는 고유 승인 코드와 항로 지침이 부여되며, 이후 IRGC 함정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는 방식이다.

일부 선박은 통과 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한 사례도 확인됐다.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모든 선박이 직접 통행료를 지불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 두 척의 선박이 지불했으며, 그 금액은 중국 위안화로 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매체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여러 정부가 이란과 해당 시스템에 대해 협상을 진행했으며, 최소 한 척의 유조선이 약 200만 달러를 지불하고 통행권을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미국 금융 제재로 달러 거래가 제한된 상황에서 위안화를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협 통항을 둘러싼 환경 변화는 통행량 감소로 이어졌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380척 이상이 오가던 것과 비교해, 최근에는 통행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지난 1일 이후 약 150척의 선박만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란의 원유 수출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터 분석 업체 크플러에 따르면 이란 하르그섬 터미널의 이달 선적량은 약 160만 배럴로, 전쟁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주요 수요처는 중국의 민간 정유업체들로 알려졌다.

통항 방식도 변화했다. 기존에는 해협 중앙의 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라라크섬 북쪽 항로를 선택하는 선박이 늘고 있다. 이 경우 이란 영해에 보다 깊숙이 진입하게 된다.

일부 국가는 외교적 조율을 통해 통항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드 측은 액화석유가스를 실은 인도 선박 2척이 비용 지불 없이 통과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 역시 자국 선박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항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측도 비적대적 선박에 대해 통항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통화에서 비적대 국가 선박은 이란 당국과 조율을 거쳐 통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중 이란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비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기준 전체 통과 선박의 약 67%가 이란 관련 선박으로 분석됐으며, 최근에는 이 비율이 90%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제사회에서는 이러한 조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 해양법 협약은 각국이 자국 영해에서 선박의 '무해통항'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 자셈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는 이란의 조치를 "침략 행위이며 유엔 해양법 협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법적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캠벨대 해양 역사학자 살 메르코글리아노는 "국제법 어디에도 통행료 징수소를 설치하고 선박에 돈을 갈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은 없다. 이는 이란이 현재 자신들이 가진 강점, 즉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출신 클레어 매클레스키는 "IRGC는 미 국무부가 지정한 '외국 테러조직'(FTO)"이라며 "이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민사상 책임을 넘어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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