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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한윤조] 문화계 보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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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조 논설위원
한윤조 논설위원

전 세계적인 전쟁 이슈과 국내 6·3 지방선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이 최근 문화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문화예술계 기관장 인사(人事)를 둘러싼 파열음이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수많은 문화예술인과 관련 학계, 심지어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까지 거리로 나와 성명을 발표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지만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할 뿐이다. "축구 국가대표 감독 자리에 강호동이나 서장훈을 앉히는 격"이라는 예술계의 일갈(一喝)은 현재 정부의 인사 철학이 얼마나 처참한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전문성을 도외시한 채 정권에 대한 충성도와 친소 관계만으로 국책 연구기관과 국립극장의 수장을 낙점했다는 점이다. 특히나 논란이 큰 인물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으로 임명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다. 이곳은 2030년까지 방한 관광객 3천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한 국가 정책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정책 연구 이력이 전무(全無)한 인사가 단지 과거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박사급 연구원들이 포진한 국책 연구기관의 수장이 된 것은 연구 생태계에 대한 모독(冒瀆)이다. 특히 황 씨는 2021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보은 인사 논란에 사퇴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자격 논란이 일긴 국립정동극장장으로 선임된 코미디언 출신 서승만 씨도 마찬가지다. 과거 자극적인 SNS 게시물로 논란을 빚고 정당 활동에 매진해 온 인물이 스타 공연기획자와 예술계 거목들이 거쳐 간 자리를 꿰찼다. 예술 경영은 단순한 공연 기획을 넘어 재무, 인사, 노무 등 조직 전반을 관리하는 고도의 전문 영역인데 말이다. 이러한 '코드 인사'와 '낙하산 인사'는 조직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을 넘어 정책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좀먹는 행위라는 것을 정부도 모르지 않을 텐데 이번 인사는 아무리 봐도 무리수다. 실적이 아닌 충성심이 평가 기준이 되는 조직에서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예술 행정이 꽃필 리 만무(萬無)하다.

정치가 예술을 지배하는 순간 예술은 권력의 선전 도구로 전락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예술가들에게 돌아간다. "예술을 정치의 놀이터로 만들지 말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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