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미국까지 울면서 돌아가게 해주겠습니다!"
대구 계성고에서 학생들과 인공지능(AI)이 벌이는 한판 토론 승부가 펼쳐졌다.
계성고는 지난 18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독서토론과 글쓰기' 수업을 공개했다. 이날 학생들은 세계적인 석학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수능은 공정한 제도인가, '의사 증원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가상 토론을 벌였다.
학교는 마이클 샌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과 수업 자료를 토대로 그의 철학적 사고 체계를 생성형 AI에 학습시킨 AI 페르소나(Persona·가면)를 만들었다. 학생들의 질문에 AI 페르소나가 마이클 샌델의 철학, 논리를 기반으로 답변과 질문을 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학생 vs AI' 팽팽한 승부
마이클 샌델은 저서에서 '능력주의'의 불공정성에 대해 강조한다. 개인의 성취나 성공은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배경, 운, 타인의 도움 등 사회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AI 마이클 샌델은 학생들에게 '수능의 공정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수능이라는 제도의 절차가 공정하다고 해서 정의로운 건 아닙니다. 학생이 가진 재능이나 좋은 환경이 온전히 자신의 노력 덕인가요? 운이 좋았던 것일 수도 있지 않나요?"
이에 이지원 학생은 "수능은 전국의 학생들이 일관된 기준 아래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제도"라며 "수능 성적이 학생의 노력에 의한 성취라는 사실을 부정한다면 우리 사회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의 성취를 판단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AI 샌델은 "시험장에 들어오기까지 누군가는 정보력, 사교육 등으로 무장하고 다른 누군가는 스스로의 힘으로만 준비해야 한다"며 "수능이라는 절차적 객관성만으로는 근본적인 불평등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맞섰다.
김유민 학생은 "수능이라는 체제가 없다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논술 전형 등을 통해 부모의 정보력, 비교과 활동 기회, 주관적 평가 등 학생의 능력과 별개인 요소들이 개입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왜 수능의 한계만 강조하고 객관적 기준이 사라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불공정은 간과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AI 센델은 "수능이 다른 입시 제도보다 덜 불공정한 제도로 느껴질 수 있지만 덜 나쁜 것이 곧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며 "만약 덜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현 제도를 정의롭다고 결론지으면 출발선 자체의 격차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멈추게 되지 않을까"라고 다시 질문했다.
2라운드에서는 '의사 증원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다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필수 의료의 처우를 먼저 개선해야 된다'는 학생들의 주장과 '치료가 시급한 환자를 위해 의사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AI 샌델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AI 활용 교육의 새 지평
이번 수업은 AI가 전문가, 수업 보조 강사, 상대 토론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AI 활용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민 교육정보부장은 "AI가 학생의 답변에 질문을 제시하고 학생이 다시 답하며 스스로 깨칠 수 있는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적용했다"며 "단순한 지식 정보 전달을 넘어 AI가 논리적 체계를 활용해 더 심도 있는 답변이 나오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구시준 학생은 "친구들이랑 토론할 때는 질문이 제한적인데 전문가 지식을 바탕으로 토론하다 보니 전혀 예측하지 못한 질문들도 나왔다"며 "이에 반박하기 위한 논리를 세우며 생각을 좀 더 확장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유민 학생은 "디저털 시대에 AI 활용 역량은 필수적"이라며 "지금처럼 서로 의견을 나누고 비판을 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다 보면 나도, AI도 함께 보완하며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박현동 계성고 교장은 "학생들은 이러한 수업 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함께 키울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교육과정·수업·평가 전반에서 AI 활용을 넓혀 가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학생들이 체계적으로 기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대체 누가 받는거냐"…고유가 지원금 기준에 자영업자 분통, 무슨일?
"삼성전자 없애버려야"…총파업 앞둔 노조 간부 '격앙 발언' 파장
조국 "빨갱이·간첩 운운 여전"…5·18 맞아 강경 발언
김부겸 "민주당 폭주, 가장 강력 제어하는 브레이크 될 것이라 자신"
李대통령 "무신사, '탁 치니 억 하고 말라'? 사람 탈 쓰고 이럴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