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새로운 로봇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축적한 전장과 제어, 구동, 첨단소재 기술이 로봇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전환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로봇 부품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는 로봇을 단순 실증 단계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제조 공정에 투입하고, 장기적으로 양산 체제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로봇 완제품 기업뿐 아니라 핵심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대구에 본사를 둔 티에이치엔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와이어링하네스(전선·커넥터 집합체)를 주력으로 자동차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로봇 내부의 전력과 신호를 연결하는 '신경망'에 해당하는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현재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주로 활용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각 관절과 센서, 제어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만큼 향후 로봇 분야에서도 주축이 될 수 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주력 제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내 전력과 데이터를 전달한다. 로봇 역시 자동차와 유사한 고집적 배선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며 "티에이치엔이 보유한 고전압 하네스 및 통합제어기 기술은 향후 로봇 전장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량 램프와 전장 부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대표 차부품 기업 '에스엘'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스턴 나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에 레그 모듈 등을 수주했고, 향후 휴머노이드 관련 공급 가능성도 높다. 증권가에서는 로봇의 '몸통'인 모듈 공급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외에도 아진엑스텍은 '두뇌' 역할을 하는 모션 제어칩을 제공한다. 로봇이 걷고, 집고, 옮기는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관절과 구동부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것. 또 LS메카피온은 로봇의 '근육' 역할을 하는 구동계 부품인 고성능 서보모터 및 드라이브를 생산해 로봇 움직임의 정밀도를 높인다.
한국피아이엠은 로봇의 '뼈대'를 담당할 수 있는 정밀 금속 소재 기업으로 거론된다. 금속분말사출성형 등 정밀 부품 제조 기술은 로봇 관절과 구조 부품의 경량화, 내구성 확보에 활용될 수 있다. 향후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위해 '손' 움직임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경량화된 초정밀 소재를 적용해 이를 가능케 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산업 간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각 기업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찬 영남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지역에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로봇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다. 장기적인 안목과 투자가 필요하다. 당장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하면 새로운 전환기에 더 큰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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