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야 살아남는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프로야구 순위 싸움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서도 삼성 라이온즈가 힘을 조절 중이다. 부상 악재를 최대한 피해 시즌을 제대로 완주하겠다는 심산이다.
전황이 치열한데 장수가 인내심을 발휘하긴 쉽지 않다. 현재 프로야구 판도가 안갯속이다. 1위 LG 트윈스부터 6위 두산 베어스까지 6.5경기 차(10일 오전 기준)밖에 나지 않는다. 상위권과 중위권이 뒤엉켜 혼전 양상이란 뜻. 그런데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참는다.
9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과 KT 위즈전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 장면. 삼성 선발 최원태는 6이닝까지 공 89개를 던졌다. 3실점만 하면서 역투한 상황. 하지만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아웃을 잡고 추가 실점의 빌미가 된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다. 총 투구 수는 10구. 반면 KT 선발 고영표는 6이닝 동안 83구를 던진 뒤 글러브를 벗었다.
이는 선발투수진 운영 방식의 차이 탓. 보통 프로야구는 5인 선발 체제다. 화요일 던진 선발은 주 2회 등판한다. 일요일 한 번 더 던질 차례. KT가 고영표를 더 쓰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반면 삼성의 일요일 선발은 양창섭. 최원태의 투구 수를 조절하지 않은 이유다.
매 경기 살얼음판이다. 삼성은 더 하다. 9일 KT에 2대5로 지면서 2연패. 4위 KIA 타이거즈에 1경기 차(10일 오전 현재)로 쫓기고 있다. 5위 한화 이글스와도 단 3경기 차. 초조할 법도 하다. 있는 카드는 다 꺼내고 싶은 상황. 그런데도 박 감독은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최근 삼성 선발진에선 주 2회 등판이 없다. 투수 6명으로 5인 로테이션을 운영한다. 아리엘 후라도, 잭 오러클린, 원태인, 최원태, 양창섭에다 새내기 장찬희까지 선발 요원이다. 한 번씩 로테이션을 거르게 하면서 빠진 자리에 양창섭과 장찬희를 번갈아 투입하는 식이다.
5월초 이미 박 감독은 "웬만하면 선발이 한 주에 2번 안 들어가게 하고 있다. 전반기까지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다. 팀이 부침을 겪고 있는데도 그 방침을 유지 중이다. 그는 "버티는 팀이 이기는 것 같다. 그러려면 선수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은 시즌 개막 전부터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애를 태운 바 있다. 그래서 박 감독은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팀들이 그런 고민 중이라 더 그렇다. 그는 "여름에 힘을 쏟아부어 치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이상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에이스 후라도도 잠시 공을 내려놓게 했다. 2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1군에서 말소했다. 후라도는 재충전 후 13일 SSG 랜더스전에 복귀한다. 이처럼 연일 격전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승부처가 올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 중이다. 박 감독과 삼성은 긴 호흡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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