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여행 기념품이 마운자로?…수십만원 가격차에 '원정 구매' 시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관세청 단속에도 반입하려는 시도 이어져…"비행기 값 나온다"
전문가들 "비만약 오남용 우려 커져"

일본 병원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홍보 화면
일본 병원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홍보 화면
외국인 온라인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홍보 화면
외국인 온라인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홍보 화면

이달 말 일본 여행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이모(41) 씨는 일본 현지에서 비만 치료제를 구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이 씨는 국내에서 마운자로를 월 40만원 정도에 처방받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1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통해 주문을 넣어뒀다. 이씨는 "호텔에서 배송을 받을 수 있게 신청해뒀다. 일주일간 체류 기간에 사용하고 남는 분량을 국내로 가져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처럼 일본에서 비만치료제를 구입해 국내에 반입하려는 시도가 많다.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다 일부 고용량 제품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정부가 비만치료제를 '유해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해외 직구와 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구매 후기와 반입 방법까지 공유되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도 고용량 마운자로가 출시되면서 일본과의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돼 불법 반입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불법 반입은 물론 처방과 유통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어 팸플릿까지…'비만약 원정 구매'

비만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구입했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도시의 일부 클리닉들은 한국인 환자를 겨냥해 한국어 안내문을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톡 상담이나 한국어 통역 서비스까지 운영하고 있다. 일본 현지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은 뒤 마운자로를 처방받거나, 일본 병원과 연계된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상담을 진행한 뒤 현지에서 약을 수령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여행 일정에 맞춰 예약했다", "한 번에 몇 달 치를 구매했다"는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게시글에는 세관 신고 여부나 보관 방법, 반입 과정에서 주의할 점 등이 상세히 공유되기도 한다.

문제는 현행법상 해외에서 구매한 마운자로나 위고비를 국내로 들여오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운자로와 위고비를 포함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유해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해외 직구를 차단하고 있다. 관세청도 지속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 차가 크다 보니 위험을 감수하고 반입을 시도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3개월치 구매하면 '비행기 값' 나온다?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에서 비만치료제를 구입하려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마운자로의 시작 용량인 2.5㎎ 4주 분의 경우 국내에서는 30만원 중반대에서 40만원 선인데, 일본에서는 2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1개월이면 15만~20만원, 최대 처방받을 수 있는 3개월이면 45만~50만원 정도 가격 차가 있어 환자들 사이에선 "일본에서 구매하면 항공료를 뽑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동일 성분의 제품이 이같이 가격 차이가 큰 이유는 보험 적용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다. 의료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 달 투약 비용이 수십만 원에 달한다. 반면 일본은 비만치료제가 급여 대상이라 공급 가격대가 비교적 낮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서 마운자로는 저용량 위주로 유통됐기 때문에 감량 효과를 높이기 위해 10㎎ 이상의 고용량 제품을 찾아 일본에서 구매하려는 수요도 있었다. 10일부터 고용량 마운자로가 국내에 공급되기 시작했지만 가격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각 국가의 유통 구조와 약가 제도, 공급 물량 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 제품이라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비만약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국가별 가격 격차가 원정 구매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 만능약 아냐"…오남용 우려

전문가들은 가격 문제 못지않게 비만약 오남용을 우려하고 있다.

식약처가 권고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처방 기준은 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30 미만의 과체중 환자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처방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병·의원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문진만으로 처방이 이뤄지거나, 비만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약이 처방되고 있다. 여기에 해외 구매까지 쉬워지면서 의학적 관리 없이 약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GLP-1 계열 약물은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낭질환 등의 위험도 보고되고 있다.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야 하는 만큼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하다.

의료계 관계자는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혁신 치료제인 것은 맞지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트 주사는 아니다"며 "가격 차이 때문에 불법 반입을 시도하거나 의료진 관리 없이 사용하는 것은 건강상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비만약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 역시 단속 강화만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 구조와 적절한 처방 기준 관리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며 지난 1년을 '생존과 재건'의 시간으로 회상하고, 김천 시민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양사는 이를 부인하며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2030 청년들의 분노가 전국 대학가로 확산되며, 대구경북의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태국에서 한 남성이 기른 반려 원숭이가 그의 6세 손자를 공격해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공격받은 아이는 할아버지의 식료품점 근처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