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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성보다 무서운 아우성…양국 협상 등떠민 '지독한 민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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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앞 물가 압박·여론 악화 부담
한 달 예상했던 전쟁, 백일 넘겨 의회 제동
이란, 美 해상 봉쇄 고역… 전면전도 부담
이란도 여론 악화… 민심 이기는 정부 없어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엥겔라브광장에서 한 이란 어린이가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 UPI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엥겔라브광장에서 한 이란 어린이가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 UPI 연합뉴스

당장이라도 서로를 결딴낼 것처럼 맞서던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 민심을 이기는 정부는 없었다. 전쟁 장기화가 부른 수순이었다. 원유 수송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생활물가는 대폭 상승했고, 화폐 가치는 떨어졌다. 무기 소진, 국제사회의 피로감 호소 등도 협상 합의의 배경으로 꼽히지만 국내 여론 악화가 결정적이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국민들의 아우성은 결국 미국과 이란 당국을 종전 협상장으로 떠밀었다. 특히 11월 있을 미국 중간선거의 위력은 컸다. 물가 상승 압박은 여론 악화에 불을 질렀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고 선별 통과를 허용하면서 유가는 급등했다.

세계 에너지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이곳이 두 달 넘게 막히자 유가는 전쟁 전에 비해 최대 60% 이상 치솟았다. 자동차 없이 생활이 힘든 미국 국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전쟁 전에 비해 휘발유 가격이 약 1.5배 수준으로 올랐다. 끝이 아니었다.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에 수급 불안과 산업 전반의 타격이 도미노처럼 밀어닥쳤다.

[그래픽] 미국-이란 전쟁 종전 합의까지 주요 일지. 연합뉴스
[그래픽] 미국-이란 전쟁 종전 합의까지 주요 일지. 연합뉴스

한 달이면 끝날 거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측은 오산이었다. 전쟁은 100일을 넘겼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전쟁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30%대 머무는 여론조사 지지율로는 중간선거 참패가 수순이라는 비판이 팽배했다. 내부 갈등이 부각됐고, 분란만 늘었다.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마저 분열 조짐을 보였다.

급기야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 행동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는 '전쟁 권한 제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오랜 경제 제재로 민생고에 허덕이던 국민들이 들고일어난 게 전쟁 발발 한 달 전이었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했고 이에 따른 여론도 악화일로였다.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묘역에서 열린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서거 37주기 추모식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그들의 뒤로 루홀라 호메이니, 알리 하메네이,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묘역에서 열린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서거 37주기 추모식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그들의 뒤로 루홀라 호메이니, 알리 하메네이,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폭사시킨 미국에 대한 분노로 내부 결속력이 강화됐지만 악재도 가득했다. 세계 최강 전력을 상대로 한 전쟁 재개에 대한 극도의 군사·경제적 부담도 컸으나 ▷미국의 전면적인 해상 봉쇄와 그에 따른 경제 파탄 ▷이란 법정화폐인 리알화 가치의 추락 ▷50%를 웃도는 연간 물가상승률 등으로 국민들은 지쳐갔다.

민생고를 외면한 구호와 이념은 쉽게 부식되게 마련이다. 결국 이란 당국은 최선의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일부 해제, 자국 석유·가스·석유화학 제품 등에 대한 일시적 제재 해제 등의 의제를 협상장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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