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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합의에 산업계 안도…지역 수출기업은 비용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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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발(發)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큰 고비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을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될 경우 공급망이 점차 정상화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쟁 기간 훼손된 생산·물류 체계가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업 현장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물류 안정 기대감…항공·해운·IT·바이오 '숨통'

산업계에서는 종전 합의가 국제유가 안정과 물류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이뤄지면 원유 수급 불안이 줄고, 원자재·부자재 가격과 운송비 부담도 단계적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은 항공업계다. 유류비가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유가 하락은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류할증료가 낮아지면 항공권 가격 부담이 완화돼 여행 수요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운업계도 중동 해상 물류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쟁 기간 중단되거나 우회했던 중동 노선 서비스가 재개되면 납기 지연과 운임 상승 압박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 선박 운항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해상보험료와 위험할증료가 얼마나 빠르게 낮아질지는 변수로 남아 있다.

정유업계는 중동산 원유 수급 정상화를 기대하면서도 신중한 분위기다. 종전 합의가 실제로 이행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수입 원유 조달과 정제마진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프타를 비롯한 원료 가격 안정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가 관건이다. 특히 이란산 원유 공급이 재개되면 중국 석유화학 기업의 생산 확대로 다시 공급 과잉으로 인한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T와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중동 진출 사업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디지털 전환,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기업들은 현지 출장과 협의가 정상화되면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원료의약품과 포장재, 물류비 부담 완화에 더해 중동 수출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대구경북, 수출 호조 속 중동권 회복 과제

대구경북 수출기업들은 종전 합의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쟁 기간 지역 전체 수출은 주력 품목 호조에 힘입어 증가했지만, 호르무즈 인근 중동권역 수출은 위축되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전쟁 이후인 지난 3~4월 대구와 경북의 전체 수출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중동 수출 차질에도 불구하고 중국, 미국, 베트남 등 주력 시장 비중이 큰 2차전지 소재, IT 제품 등이 전체 수출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중동권역 수출은 전쟁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대구의 대중동 수출은 3월 44.3% 감소했고, 경북도 3월 20.4%, 4월 24.4% 줄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국가와 관련해 운송 차과 발주 지연이 겹치면서 철강·금속, 기계 등 일부 품목의 수출 회복이 과제로 떠올랐다.

종전 효과는 지역 업종별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경북 철강·금속 업종은 걸프국 건설·플랜트 발주가 재개될 경우 중동 수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대구 기계 업종도 물류 정상화와 설비 투자 재개가 맞물리면 납기 부담이 줄고 거래 회복이 가능하다"면서 "섬유·소재 업종은 합성섬유 원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이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동차부품 업계도 물류비와 부자재 가격 안정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역 기업들이 체감하는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와 환율은 종전 기대감만으로도 빠르게 반응하지만, 실제 원가 하락은 7월 이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또 중동 수출 회복은 4분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원·부자재 단가 재협상, 적정 재고 확보, 중동 거래선 관리 재개, 수출보험을 통한 대금 회수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이번 미·이란 간 긴장 완화는 국제유가와 물류비 안정 측면에서 우리 수출기업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동안 고유가와 높은 물류비로 부담이 컸던 만큼, 여건이 개선되면 기업의 수출채산성과 경영 안정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동 정세는 변동성이 큰 만큼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유가·환율·물류비 등 수출 영향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지역 무역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회복 기회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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