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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보는 고사성어]<26회>막무가내(莫無可奈), "어찌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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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一鼎) 이창수 서예가
일정(一鼎) 이창수 서예가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정치 얘기만 하면 싸우고 팩트 내밀어도 '막무가내',어리석은 투자, '막무가내' 사재기…" 등 누구나 고집대로 행동하다 보면 편파적, 일방적이라 소통이 어렵다.

'막무가내(莫無可奈)'는, "없을 막, 없을 무, 가할 가, 어찌 내"로, 도무지 융통성이 없거나 고집이 세서 "어찌할 수가 없다(=어찌할 도리가 없다)"라는 의미이다. '내(奈)'는 '내하(奈何)'나 '여하(如何)'와 같이 '어찌'의 뜻이다.

중국, 한국의 고전 자료에서는 "어찌할 수가 없다"라는 뜻의 '무가내하(無可奈何)'나 '막가내하(莫可奈何)' 등이 나오지만 '막무가내'(莫無可奈)는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우리 근대기 사료에서는 '막가내하'와 '무가내하'라는 한자 성어가 수도 없이 나온다. 그러나 '막무가내'라는 한자어는 보이지 않고, 한글로만 등장한다. 그렇다면 막무가내는 어떻게 만들어져, 사용하게 된 것일까? 현재로서는 분명히 답하기 어렵고, 단지 다음과 같이 추정해볼 뿐이다.

먼저, 있는 글자 그대로 "어찌(奈)할 수(可) 없는(無) 것이 없다(莫)"로 읽는 경우가 있다. 그 뜻은 "어찌할 수가 없다"를 다시 부정한 것이니 "어찌할 수가 있다"로 정반대의 뜻이 된다. 그래서 『표준국어사전』에서 '막무가내'를 "달리 어찌할 수 없다"로 정의한 것을 두고 '막(莫)' 자를 빼버린 해석이라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전에서는 '막무가내'의 원래 뜻에서 멀어지긴 했으나 '오랫동안 사용해온 의미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막'이라는 글자를 - 『장자』 「소요유」에 나오는 '광막지야(廣莫之野)'의 '막'처럼 - '광대한'이라는 형용사로 읽어서 "'엄청나게' 어찌할 도리가 없다(무가내)"로 볼 수도 있다. 이 경우엔 '무가내'를 강조한 것일 뿐 원래 뜻과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썩 와닿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화체에서 "어찌할 수가 없다"라는 한자 문구인 '막가내하'와 '무가내하'의 두 경우를 합한 다음, 이것을 네 자로 줄인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즉 "막가내하+무가내하 → 막/무가내하 → 막/무가내"라는 식이다. 이 경우에 풀이는 그냥 "어찌할 수가 없다"가 된다.

위의 설명에서 한 가지를 택하라면 필자는 마지막을 들고 싶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막가내하', '무가내하' 식이야!" 같은 대화체의 말이 압축되어 "그 사람은 막/무가내야!"로 된 것이 아닐까 추정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세력이나 사람 수의 우위를 이용하여 약자, 소수 쪽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기', '꼼수', '날치기' 등이 횡행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억울하면 출세하라!"고들 하지만, 그건 잘못된 발상이다. 사회가 정상적으로 지속되고, 선순환하는 구조를 가지려면 힘보다 '순리와 원칙'이 중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공정과 정의가 살아난다. 막무가내는 우리 사회 저변에 자리한 불공정과 부정의를 대변하는 말이다.

자로가 공자에게 여쭈었다. "군자는 용기를 숭상합니까?"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의로움을 최상으로 여긴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난을 일으키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도적질을 하게 된다."(『논어』 「양화」) 이렇듯 공정과 정의가 사라진 막무가내의 사회에서는 난동과 도적질이 용감하게 펼쳐지리라.

공정하면 모두가 기뻐하겠지만(公則說), 불공정하면 다 뒤틀어진다. 절차와 숙의 과정 없이 막무가내로 '막 나가는' 사회는 한마디로 끝장나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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