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놓고 처벌 기준 강화와 교화 중심 접근이 맞서고 있다. 저연령 소년범죄가 흉포화·지능화하는만큼 형사책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반면 처벌 강화만으로는 재범을 줄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처벌 여부와 별개로 현행 소년사법제도가 시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소년범죄의 양상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박 교수는 "최근 수년간 촉법소년 범죄가 꾸준히 증가했고 절도와 폭행을 넘어 방화·강도·살인 등 강력범죄도 적지 않다"며 "만 14세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성인은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지시하거나 범죄에 끌어들이기도 한다"며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인식을 청소년기부터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교수는 처벌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연령 하향과 함께 상담, 교육, 사회봉사 등 교화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해야 한다"며 "책임은 묻되 다시 사회로 돌아갈 기회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경북 최초의 가사소년전문법관 출신인 차경환 변호사는 연령을 하향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 변호사는 "형벌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것"이라며 "현재 아이들의 인지 능력과 판단력이 과거보다 크게 성숙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촉법소년 문제를 형벌로 접근하기보다 보호와 교육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소년보호재판에는 1호부터 10호까지 다양한 보호처분 수단이 이미 마련돼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인력과 시설이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소년 한 명을 심리하는 데 하루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한 사건을 심리하는 시간이 10분 안팎인 경우도 적지 않다"며 "소년법이 온정적이라기보다 교화에 필요한 전문 인력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먼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변호사는 독립된 가정법원 확대와 전문조사관 확충, 소년사건 전담 재판부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아이들은 또래 문화와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교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성인이 되면 사회적 비용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령 하향 논란과 별개로 소년법 자체를 시대 변화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정법원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민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현행 소년법의 목적과 비행소년 규정 상당수가 1970년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어 지금의 학교폭력이나 디지털 성범죄, 온라인 범죄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년법의 목적과 보호 대상, 비행 유형을 현재 사회에 맞게 전면 재정비하고 학교폭력 등 새로운 유형의 비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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