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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마경대 기자]수해 현장은 정치인의 포토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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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경대 기자
마경대 기자

기록적인 폭우가 남긴 수해 현장은 참혹하다. 집은 무너지고 농경지는 흙탕물에 잠겼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망연자실했고,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진흙 속에서 연일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북 영주에는 지난 18일 밤부터 19일 새벽까지 15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산비탈면 토사 유출, 주택 전파, 농기계 전복, 9개 읍면동 60세대 76명 대피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무너진 일상을 복구하기 위해 삽을 들었고, 서로를 위로하며 버티고 있다.

이런 절박한 현장에서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은 주민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주름 하나 없는 민방위복, 흙 한 점 묻지 않은 운동화, 카메라 앞에서만 이어지는 현장 방문. 정작 복구 작업에 함께 땀을 흘리거나 주민들의 고충을 끝까지 듣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 영주시의원은 새벽부터 우의를 입고 장화를 신고 현장을 누비며 피해 상황을 살펴 대조적이었다.

재난이 홍보의 배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의 절망을 정치인의 이미지 관리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재난 현장을 찾는 이유는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며, 복구가 끝날 때까지 함께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상당수의 지역 정치인들은 깨끗한 복장으로 재난 현장을 방문해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고 대시민 홍보전을 펼쳤다. 시민들은 누가 카메라 앞에서만 장화를 신고, 누가 카메라 앞에서만 삽을 들었는지 모두 기억할 것이다.

수해 현장을 찾은 정치인의 옷과 신발에 흙 한 점 묻지 않았다면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도대체 왜 왔느냐"고 되물을 것이다.

진정성은 연출할 수 없다. 흙 묻은 장화와 땀에 젖은 작업복은 보여주기 위한 소품이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했다는 증거다. 반대로 깨끗한 복장은 '퍼포먼스'일 뿐이다.

수해 현장은 정치인의 포토존이 아니다. 카메라보다 주민을 먼저 바라보고, SNS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보여주기보다 함께 땀 흘리는 정치인. 수해를 겪고 있는 영주 시민들이 가장 바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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