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이나 교체 없이 50년 이상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전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증됐다. 이는 우주와 극지, 심해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장기간 작동하는 무인 감시 센서와 비상 신호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 서재화 박사팀이 국립경국대학교 윤영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탄화규소(SiC)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베타전지는 방사성 물질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전자인 베타선을 반도체가 흡수해 전기로 바꾸는 장치다. 자연 배출되는 방사성 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 등에도 받지 않고 장기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열과 방사선에 강한 탄화규소를 핵심 소재로 선택했다.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이기 위해 p-i-n 다이오드 구조의 독자 소자를 설계하고, 실제 베타선 원료인 니켈-63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전용 측정설비를 구축했다.
반도체와 니켈-63을 결합한 실험에서는 실제 전력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산된 전기로 저전력 LED를 켜는 시제품도 완성했다. 출력 성능은 기존 국내 실험 결과보다 6만 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방사성 물질을 반도체 표면에 얇고 균일하게 도포할 경우 1㎠당 0.85밀리와트의 출력밀도와 단위 셀 기준 20마이크로와트 이상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기존 국내 단위 셀 출력 목표치보다 4천20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니켈-63의 특성상 전지 교체 없이 5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론적으로는 최대 100년까지도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지 면적을 확대하고 여러 셀을 쌓는 집적화 기술을 더하면 해외 상용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국립경국대학교와 협업해 인공지능 기반 예측 모델도 구축했다. 이 모델은 실제 전지의 출력과 전압을 98~99%의 정확도로 예측해 향후 소자 설계와 성능 최적화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주 방사선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15메가전자볼트급 고에너지 양성자를 전지에 조사하는 실험을 국내 최초로 수행했다. 이를 통해 극한 방사선 환경에서의 전지 성능 저하와 내구성 데이터 등도 정량적으로 확보했다.
연구팀은 관련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앞으로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원전·방사선 안전 감시, 원격 센서 분야 기업과 기술이전 및 공동 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재화 KERI 박사는 "베타전지는 큰 출력을 내는 전지가 아니라,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 수십 년 동안 정비 없이 작은 전력을 공급하는 초장수명 전원"이라며 "국방 무인 감시 센서와 우주·심해 비상 신호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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