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를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하기로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규제 시행 전 막바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현금 3000만 원 기본예탁금 규제가 적용되면 추가 매수가 어려워지는 만큼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기 위한, 이른바 '물타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규제가 시장 과열을 실제로 진정시킬 수 있을지를 두고는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24일 하루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을 총 4538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앞선 사흘(21~23일) 동안 순매도했던 5471억 원 규모를 대부분 되사들인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종을 3500억 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종을 1038억 원 순매수했다.
이 같은 매수세는 반도체 대장주의 급락과 규제 시행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24일 코스피가 5% 넘게 하락하는 이른바 '검은 금요일' 장세 속에서 삼성전자는 7.59%, SK하이닉스는 8.34% 급락했다. 기초자산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하루 만에 15~16% 하락했다.
상품 대다수 가격도 상장 당시 기준가(2만 원) 대비 절반 수준인 1만1000~1만2000원대로 내려오면서 저가 매수세를 자극했다. 투자자들은 단기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동시에 규제 시행 이전에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예탁금이 오르면 추가 매수가 어려워진다", "지금이 마지막 물타기 기회"라는 글이 잇따르며 규제 시행 전 거래를 서두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번 자금 유입에는 금융당국의 규제 조기 시행 결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당초 8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일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1000만 원이던 기본예탁금은 현금 기준 3000만 원으로 상향된다. 주식이나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은 인정되지 않으며, 증권을 매도한 뒤 실제 현금이 입금되는 거래일(T+2) 이후에만 예탁금으로 인정된다. 기존 투자자도 추가 매수 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시장 과열을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해 시행 시기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지속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기본예탁금 강화 외에도 다음 달부터 기초자산과 ETF 간 괴리율 관리 기준을 기존 3%에서 2%로 강화하고, 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의 관리 책임도 높일 계획이다. 연내에는 매매수량 단위를 기존 1좌에서 20좌로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해 초단타 거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대현 D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 교육, 기본예탁금 상향, 신용거래 제한 등 진입 요건과 운용 규제가 강화됐다"라며 "추가적인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될 경우 파생상품이 현물 시장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영향은 시차를 두고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현·선물 매수세가 지속된다면 레버리지 중심이었던 개인 수급 비중이 완화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수급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라며 "제도 개선 역시 증시 안정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번 규제가 시장 변동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규 자금 유입을 억제하는 효과는 기대되지만, 투자자 보호를 현금 보유액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식의 실효성을 두고도 의문이 적지 않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확대했다기보다 반도체 주가 급등락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함께 늘어난 측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품 상장 자체가 반도체 주가를 흔들었다기보다 주가 급락 국면에서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확대되며 시장 우려가 커진 측면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결국 이번 규제의 실효성은 시행 이후 신규 자금 유입이 실제로 둔화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나타난 과도한 수급 쏠림이 완화되는지 여부가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거래 행태 변화와 시장 변동성 추이가 향후 추가 보완 대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예탁금 변경과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기준 강화가 적용되는 8월 초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구조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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