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자동차 부품 기업 삼보모터스가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가운데 경영의 운전대에도 새로운 세대가 본격적으로 손을 얹었다.
삼보모터스는 최근 이재하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재하·이유경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창업주인 이재하 회장의 장녀 이유경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2세 경영 체제도 한층 뚜렷해졌다.
이 대표는 2013년 삼보모터스에 입사한 뒤 글로벌 사업과 친환경차 관련 사업 등을 맡아왔다. 그는 이번 각자대표 체제에 대해 이 회장이 회사의 장기적인 방향과 큰 그림을 그리면 자신은 이를 현장에서 실행하고 조직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연기관 부품에서 축적한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전동화와 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중국 기업의 빠른 연구개발 속도에 대응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글로벌 고객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 대표이사에 취임한 소감과 각오는
▶이번 대표이사 선임은 이제 법적인 책임까지 보다 명확하게 지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의미가 크다. 삼보모터스 계열사들이 보유한 핵심 역량을 모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연구개발 역량과 도전정신은 반드시 계승하고 싶다.
새롭게 강화하고 싶은 부분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다. AI를 일부 전문가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쉽고 편하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저 역시 AI 관련 보고서를 볼 때 책을 펼쳐놓고 공부해야 할 정도로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경영자부터 계속 공부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 삼보모터스는 최근 10년 동안 인수·합병 등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지금까지는 단품 중심의 사업 구조였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과 함께 삼보모터스도 성장했다. 앞으로는 단순 부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수주해야 한다. 고객사도 현대·기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글로벌 고객사를 확대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더 큰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각 사업장과 계열사, 해외법인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현장을 더 자주 다니게 될 것 같다.
- 환경공학을 전공한 만큼 친환경차 사업에 대한 관심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전동화 사업은 어느 정도 준비돼 있나.
▶삼보모터스는 2023년 아산에 있는 전기차 부품 계열사를 편입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관련 인력과 생산설비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인수였다. 시장 상황이 회복되면 언제든 양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환경 정책과 글로벌 규제의 방향을 보면 친환경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특히 수소는 친환경 모빌리티가 궁극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기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수소 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도 관련 기술을 이끌고 있다는 점은 국내 부품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삼보모터스는 수소 모빌리티에 필요한 요소기술과 관련 부품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주가 이뤄지면 곧바로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 중국 자동차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장에서 느낀 중국의 경쟁력은.
▶최근 벤치마킹을 위해 중국을 다녀왔다. 중국 기업들은 하나의 협력사가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모두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유리업체가 원료가 되는 규소 광산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원가를 35~40%까지 절감하고, 절감한 비용을 다시 품질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계열사에서 생산하고 다른 계열사에서 연구개발을 한 뒤 다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계별로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 한국 기업이 중국보다 경쟁력이 있는 부분도 있나.
▶자동화 수준은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앞서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와 연구개발 속도는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연구개발 조직이 사실상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를 더 확대하고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거나 벌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연구개발은 당장 매출로 연결되는 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맬 때 가장 먼저 줄이는 항목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저는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본다. 해외 투자를 통해 관세와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그 절감 효과를 다시 현지 사업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바람직하다.
-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는 어떻게 만들어갈 계획인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를 인수한 것도 경량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원가 절감은 원재료 가격만 낮춘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공정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제품에서 1g이라도 줄이면 자동차 전체의 무게를 낮출 수 있고, 결국 연비와 친환경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계열사들이 보유한 금속·플라스틱·정밀가공·전동화 기술을 하나의 제품 안에서 결합하는 것이 삼보모터스그룹의 경쟁력이다.
- 삼보모터스가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면.
▶어느 나라, 어느 공장에서 생산하더라도 삼보모터스의 제품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인식을 전 세계 고객사에 심어주고 싶다. 회사 이름을 말했을 때 누구나 어떤 기업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삼보모터스는 대구에서 성장한 중견기업이다. 대구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 싶다. 회사의 성장에 우선 집중해야 하지만 기업을 알리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외부 활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자리와 기술, 사회공헌을 통해 대구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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