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원도심에 있는 안동의료원을 경북도청 신도시로 이전·신축하는 방안을 놓고 주민 여론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의료 접근성 저하를 우려하는 안동 원도심 주민들과 그동안 부족했던 의료 인프라 확충을 기대하는 도청 신도시·예천권 주민들이 정면으로 맞서면서 이전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새 의료원은 부지 3만1천245㎡, 연면적 2만8천70㎡ 규모로 지하 2층·지상 5층, 246병상과 19개 진료과를 갖춘 경북 북부권 공공의료 거점병원으로 조성된다. 총사업비는 1천932억원으로 국비 712억원과 도비 1천22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응급의료와 심뇌혈관질환, 모자보건, 재활치료, 인공신장센터, 감염병 대응시설, 정신건강센터 등을 갖춰 북부권 필수의료 기능을 강화한다는 게 경북도의 구상이다.
◆고령층, 만성질환자 "안동에 있어야"
지난달 25일 경북도는 여론수렴 등을 위해 주민설명회도 가졌다. 안동시 북문동에 있는 안동의료원을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 경북도청 신도시 내 경북권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 인근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안동 원도심 주민들은 의료원이 이전할 경우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의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은 수익성보다 취약계층의 이용 편의를 우선해야 하는 만큼 기존 부지를 활용한 리모델링이나 단계적인 시설 개선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안동시의회도 주민 의견을 반영해 안동의료원 이전 반대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원도심 주민들은 "공공병원은 민간병원과 달리 환자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이 버스를 갈아타거나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설이 낡았다면 현대화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이전할 이유는 없다"며 "공공병원은 가장 이용하기 쉬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도시 주민 "종합병원 한 곳도 없어"
도청 신도시와 예천권 주민들은 종합 공공병원 유치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한다. 신도시 인구 증가에도 상급 의료시설이 부족해 응급환자와 입원환자들이 안동 시내나 대구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신도시 주민들은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은 "신도시에는 이미 화장장과 경북 북부 11개 시·군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광역 소각시설 등 각종 공공시설이 들어서 있다"며 "정작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종합병원 하나 없는 현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인구 2만 명이 넘는 도시인데도 진료과가 다양한 의료기관은 물론 종합병원조차 없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안동이나 대구까지 가야 한다"며 "기피시설은 신도시가 맡고 필요한 의료 인프라는 다른 지역에 두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쟁력이 쟁점으로 떠오를 듯
병원의 경영과 의료 경쟁력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국현 안동의료원장은 주민설명회에서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대부분이 적자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안동의료원도 입원 병상의 절반가량이 비어 있다"며 "고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역량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완 관련해서도 찬성 측은 노후 시설을 보수하는 것보다 새로운 병원을 건립해 진료 공간을 확대하고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여 새로운 의료수요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전 반대 측은 새 건물이 곧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 확보와 적자 구조 개선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시설 현대화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전과 존치 모두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만큼 비용과 효과를 객관적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전이 추진된다면 원도심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보완할 교통·진료 대책과 의료인력 확보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하고, 현 부지를 유지할 경우에도 노후 시설 개선과 의료서비스 경쟁력 확보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안동의료원을 경북 북부권 공공의료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전·신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비 확보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사업을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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